함께 매장된 유물도 다수 발굴

남양주 삼패동에서 발굴 작업 중이던 묘가 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 누나인 화협옹주의 무덤인 것으로 드러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문화재청과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최근 남양주시 삼패동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도세자의 누나인 화협옹주의 묘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 문화재청과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최근 남양주시 삼패동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도세자의 누나인 화협옹주의 묘가 발견됐다고 전했다.사진=문화재청 제공

화협용주의 묘에서는 청화백자합 10점, 분채(粉彩) 1점, 목제합 3점, 청동거울과 거울집, 목제 빗과 직물류가 매장돼있다.

청와백자합과 분채 안에는 화장품류와 화장도구 등의 유물이 들어있었다. 이 유물들은 무덤에서는 화협옹주가 사용하던 것으로 추정되며, 내용물 감정, 성분 분석 등을 통해 당시 왕실 여인들의 생활문화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무덤이 화협옹주의 묘라는 것은 묘지(墓誌)와 지석(誌石)을 통해 할 수 있다. 묘지와 지석은 이 곳이 사조세자의 누나이자 영조의 딸인 화협옹주의 묘라고 명시하고 있다.

묘지에는 '유명조선화협옹주인좌(有名朝鮮和協翁主寅坐)'라고 쓰여 있다. 묘지는 회를 정사각형으로 만들어 글자 안에 먹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 아버지 영조가 글을 지은 무덤 지석.사진=문화재청 재공

석판으로 된 지석 앞뒷면과 옆면에는 총 394개의 글자가 새겨져 있으며 오른쪽 옆면에는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라는 글이 적혀 있다.

지난해 8월 화협옹주의 묘에서는 목제 마(馬)와 석함 1개가 출토됐다. 이어 같은 해 11월 석함 1개, 백자명기 등이 추가로 발굴됐다.

문화재청과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작년에 긴급조사로 수습된 석함 2개와 순백자명기, 칠기명기와 이번 2차 조사 성과물인 묘지와 지석, 석함 1개, 회곽묘 등을 통해 사대부가와 혼인한 왕녀의 상장례를 알 수 있고 영조가 직접 쓴 묘지와 화장품 안료, 용기 등을 수습할 수 있어 학술자료로서도 매우 큰 성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화협옹주는 영조와 영빈 이 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사도세자의 누나이며 정조의 고모이다.

11세에 옹주로 봉작된 화협옹주는 그해 영의정 신만의 아들 신광수와 혼인했다. 화협옹주는 어머니 영빈 이 씨를 닮아서 미색이 뛰어났다고 한다.

아버지 영조는 효장세자가 죽은 이후 아들을 기다렸으나, 화협옹주가 태어나자 실망하며 냉정히 대했다고 전한다. 이에 화협옹주는 비슷한 처지의 사도세자와 각별한 사이였다고 한다. 사도세자는 누나인 화협옹주가 사망했을 때 몹시 슬퍼했다고 전해진다.

화협옹주는 20세의 나이에 홍역으로 요절했으며 후사는 두지 못했다. 영빈 이 씨 소생인 화평옹주와 사도세자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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