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김수남’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삶의 고충

[코리아데일리 강유미 기자]

23일 김진태 검찰총장 후임으로 검사들의 신망이 두터운 김수남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연일 고강도 수사 의지를 나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김수남 검찰총장은 검사들이 가장 신망하는 선배 검사로 대구 청구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26회에 합격하여 1987년 대구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되면서 법조인의 길을 걸어온 대쪽 같은 곧은 성품을 지녔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이후 판사에서 1990년에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명되었고 2016년 현재 검사들의 꽃인 검찰총장직을 맡고 있다.

▲ 김수남 검찰총장 (사진=코리아데일리 DB)

이런 김수남 검찰총장이 국민들 사아에 주목을 받는 것은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시작되고 난 뒤 흔히 실세라 할 수 있는 최순실(60·개명 최서원·구속기소)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제1부속실비서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을 연이어 구속하면서 박 대통령의 수족을 모두 묶더니 바로 박 대통령에게 23일 부터는 피의자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라고 종용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앞세워 시간 끌기에 나서자 "최씨 등 구속된 피의자 범죄의 중요한 참고인이자(박 대통령 본인도) 범죄 행위로 공동정범이라고 공소장 적시 내용을 밝혔고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와 직간접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법조계인사들은 “김수남 검찰총장은 사심없이 국민의 검사로 맡은 소임을 다 할 것”이라는 말로 그의 보이지 않은 강직함을 말했다.

이러한 검찰의 배경 뒤에는 김수남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질 테니 소신 것 수사를 하라”는 지침이 최순실 사건에서 감춰진 실체를 밝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이 이처럼 초강수로 시시각각 박 대통령을 몰아세우는 배경에는 희대의 ‘국정 농단’이라는 사건의 특성과 정가를 비롯한 국민적 공분이 있기도 하지만 검찰 스스로 수사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검찰청 관계자는 “사건 초기부터 김수남 검찰총장은 끝장을 봐야 한다는 지침을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 등 수사팀에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전선에서 강도 높은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이 본부장이지만 결국 최고 사령탑인 김 총장의 의지라는 것이다. 대검은 공식 부인했으나 김 총장이 지난 20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제3자뇌물수수죄에 대한 수사 언급을 분명히 하지 않았다며 수사팀을 질타했다고 전해지는 것도 그의 국민을 위한 검찰의 사명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가장 가슴이 아픈 사람은 김수남 총장이다.

박 대통령과 김 총장, 두 사람은 사실 복잡한 인연이 있기 때문.

그 시작은 영남대학교로,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남대는 1947년 ‘경주 최 부자’ 후손들이 설립한 대구대학을 박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인수해 청구대와 1967년 강제 통합해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1980년 4월 영남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가 이사로 내려왔지만 영남대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그러던 중 1988년 11월 부정입학과 교비 횡령 등 학내비리가 불거지면서 대학교 총장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총장은 김기택 박사로, 김 총장의 아버지다.

이러한 인연은 2013년 4월 고검장 1차 승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김 총장은 그해 12월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하게 만회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에는 ‘정윤회 문건파문 사건’ 수사를 지휘한 끝에 사건을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조작극으로 마무리 짓고 이들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2015년 10월,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 것인지가 정계와 법조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때 취임하는 총장이 박 대통령 임기만료까지 검찰을 지휘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당시 대검차장을 역임 중이었다. 사법연수원 16기인 그는 자기 보다 한 기수 아래지만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 김경수 대구고검장, 김희관 광주고검장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했다. 법조계는 가장 선배인 김 총장의 우위를 점치는 분위기였지만 과거 영남대에서 있었던 김 총장 부친인 김 박사와 박 대통령의 일을 아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김 총장은 총장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김 총장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고 자신의 남은 임기와 차기 대선을 맡겼다. 그래서 정계에서는 김 총장을 두고 ‘순장조’라고도 불렀다.

김 총장도 2015년 12월2일 취임사에서 "최근 폭력시위 행태가 용인 한도를 넘었다"며 '공안 드라이브'를 예고해 당시 박 대통령의 국정기조에 화답했다. 하지만 취임 1년도 되기 전인 지난 10월27일 김 총장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고 현직 대통령인 박 대통령을 향해 정면으로 칼을 겨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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