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 대선일에 맞춰 군시찰… “모든 군인을 싸움꾼으로 준비시켜라” 지시

[코리아데일리 강윤중 기자]

[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일선 군부대 방문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제1344군부대 관하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를 시찰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 부대가 맡은 전투 임무와 전투 동원 준비실태, 훈련 형태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강도 높은 훈련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김정은은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자나 깨나 싸움준비만을 생각하며 훈련을 실속있게 벌려야(벌여야) 한다"며 "전투 임무 수행의 특성에 맞게 훈련 내용과 방법을 끊임없이 개선하는 것과 함께 훈련에서 주체성, 실용성, 과학성을 철저히 구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구분대가 맡고 있는 임무가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언급하며, 모든 군인을 '일당백의 싸움군(꾼)'으로 준비시키고 전투 진지들을 잘 위장하는 문제 등을 과업으로 제시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병영 내 침실에서 모포와 난방 상태를, 세면장에서 수질 상태와 물의 양 등을 살펴보며 병사들의 복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김정은은 북한 군인들에게 쌍안경과 자동보총(소총)을 기념으로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통신은 밝혔다.

통신은 이날 김정은의 시찰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박정천 부총참모장 겸 화력지휘국장 등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박정천은 우리 군의 포격대응을 지연 보고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국가정보원에 의해 해임설이 제기됐다가 이후 제4차 포병대회 주석단에 김정은과 같이 등장하면서 건재가 확인된 인물이다.

김정은의 군부대 방문 행보는 한국 정부와 군의 요인 제거를 목적으로 직접 조직한 특수작전 대대를 시찰한 이후 닷새만(보도 시점 기준)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김정은이 '청와대와 괴뢰정부, 군부 요직에 틀고앉아 천추에 용서 못 할 만고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는 인간추물들을 제거해버리는 것'을 전투 임무로 하는 인민군 제525군부대직속 특수작전대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이번에 방문한 부대의 구체적인 기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군이 동계 훈련에 돌입한 시점에서 미국 대선과 한국 내 정치 불안 상황 등 대외적 상황을 의식해 내부 독려 성격의 시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내용상으로는 일상적인 군 시찰로 보인다"며 "시기적으로 동계 훈련을 독려하면서, 남한 정국 불안정과 미국 대선 등을 감안해 철저한 대비를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