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CJ 이미경 부회장 사퇴 종용 의혹 ‘2년째 한국 못 오는 이유가..’

[코리아데일리 이영선기자] 청와대가 대기업 경영권에 간섭한 정황이 포착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 사진=MBN

지난 3일 한 언론 매체는 지난 2013년 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이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에게 CJ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이재현 CJ 그룹 회장은 박근혜 정권 출범 직후인 2013년 7월, 수천억 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어 운용한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고, 이후 이미경 부회장이 손경식 회장과 함께 CJ그룹의 경영을 이끌고 있었다.

통화녹음 파일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수석은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에게 너무 늦으면 난리가 날 것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이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재촉했고, CJ그룹 최고위 관계자가 VIP 뜻이냐고 물어보자, 핵심 수석은 그렇다고 대답하며 이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점을 넌지시 알렸다.

또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CJ그룹 최고위 관계자가 이를 거부하자, 청와대 전 핵심 수석은 7분 동안 계속된 통화에서 시종일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이 안종범 전(前)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을 통해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압박했다는 정황은 드러났지만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에도 직접 간섭한 것은 세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CJ그룹은 "사실 확인 중"이라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 전 수석은 “할 얘기가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유전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간 뒤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CJ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경 부회장이 2년째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미국에 있는 것은 현 정권에 소위 '찍혔기' 때문"이라며 "현 정권과 사이가 좋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CJ는 지난 대선 당시 자사 방송채널의 토론·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야당 인사를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이 때문에 현 정권이 CJ그룹과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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