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경유 내년부터 수입 가능… 가성비 ‘대박’

[코리아데일리 강윤중 기자]

내년 1월부터 중국산 휘발유·경유 등을 국내에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생기게 된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되는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품질기준이 한국과 똑같은 수준으로 강화된다.

지금은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황 함유량 규제 기준이 50ppm 이하이지만 내년 1월부터는 10ppm으로 낮춰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는 중국의 황 함유량 기준이 국내보다 크게 높아 통관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이러한 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얼마든지 수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싼 가격을 제시하면 국내 정유 4사에서만 제품을 구입하던 유통점은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고, 수입사들에게도 중국산 제품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곳을 통해 국내 주유소로 중국산 석유가 유입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소비자 가격까지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중국 국영 석유사들은 이에 맞춰 품질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그동안 시설 투자 등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석유제품 무역수지는 114억 달러 적자, 2014년엔 20억3천600만 달러 흑자, 지난해에는 47억5천1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등, 빠른속도로 성장하는 산업이 되고 있다.

중국 정유업체들은 자동차 보급과 함께 증가하는 국내 휘발유 수요 충족을 위해 정제량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휘발유뿐 아니라 경유도 함께 생산된다는 점이다.

[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수요가 많지 않은 경유가 대량 생산되자 중국은 이를 아시아 역내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경유 수출량은 작년 상반기 하루 8만 배럴에서 하반기 21만 배럴로 늘었다.

이처럼 중국이 보유한 정유 제품 물량이 포화상태라 우리 시장에 '밀어내기'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3월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산 경유의 점유율은 4%였으나 12월에는 12%로 치솟았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은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한국, 싱가포르, 인도에 이어 아시아의 경유 수출국 4위에 올랐다.

국내 정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의 경유 수출 물량(올해 상반기 기준 일일 55만 배럴)의 절반 수준이지만 중국의 과잉생산이 지속되면 간극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입사들이 지금도 있지만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이 있어 많이 들여오지 않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중국산 경유가 저가 공세를 펼칠 경우 통관 비용, 관세, 유통 비용 등을 감안해도 가격 경쟁력을 갖고 국내에서 팔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은 석유제품을 내다 팔던 좋은 시장이었는데 이제 안방인 내수시장까지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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