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장군 후손 카멘 남 교수 방한, '슬픈 영화 속 주인공' 눈물

[코리아데일리 맹성은 기자]

남이장군(南怡·1441~1468)의 후손 카덴 남 소피아국립대학교 교수가 29일 한국을 방문했다.

카덴 남은 북한 국적의 아버지와 불가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슬픈 영화 속 주인공보다 더 슬픈 인생을 살아왔다.

▲ 출처 : 뉴스원

카덴 남의 아버지는 고(故) 남승범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 어머니는 예카테리나 소피아국립대 교수다.

6·25 한국전쟁 중 입은 부상을 치료하던 남승범 교수는 재활센터에서 카덴 남의 어머니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

하지만 카덴 남이 두 돌 되던 해인 1959년 남승범 교수는 북한으로 돌아갔고 57년의 세월이 흘렀다.

예카테리나 교수는 혼자 북한으로 들어가 남승범 교수와 함께 살았지만, 부인이 외국인인 데다 유학생활로 인해 서구 문명을 접했다는 이유 등으로 교수 자리를 내놓고 북한 사회에서 고립되는 처지에 놓였다.

어머니 예카테리나 교수는 북한에 살면서 쓴 책 중 38선에 대한 내용이 문제가 되면서 2년 만에 불가리아로 돌아왔고 다시는 남승범 교수를 볼 수 없었다. 그녀와 카덴 남은 여러 방법으로 남승범 교수의 행방을 찾았으나 연락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카덴 남은 아버지를 두 살 때 찍은 가족사진 한 장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어머니에게 20년 전 해외출장을 간다고 말한 뒤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59년 후 불가리아인으로 살아온 남 교수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초청을 받아 처음으로 아버지의 나라인 대한민국에 발을 딛게 된 것.

남 교수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이복여동생 남율주(49·가명)씨를 만났다. 동생은 아버지가 재혼해 낳은 1남 2녀 중 둘째로 2007년 탈북해 남한에 정착했다.

여동생 남씨는 "오빠가 있다는 사실은 3년 전에 알았고 이메일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직접 보니 너무 기쁘다"면서 "오빠와 그동안 같이 못 한 것들은 나흘 동안 잘해드릴 것이다. 말은 안통해도 정으로 얘기할 수 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남 교수는 이날 오후 화성시 비봉면 남전리의 남이장군 묘를 참배한다. 30일 오전에는  ‘제315회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 강사로 나서 '지리학자로서 본 불가리아 발칸 비경과 한국으로의 여정'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며 9월3일 귀국한다.

남는 시간에는 여동생과 함께 DMZ, 임진각, 도라산 전망대, 판교테크노밸리, 화성행궁, 경복궁 등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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