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순 발언, "북한은 지상낙원"… 테러부른 북한 옹호 배후 "실체는?"

[코리아데일리] '황태순 발언'이 화제인 가운데, 지난해 한차례 파장을 몰고 온 "북한은 지상낙원" 발언에 황태순의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10일,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에서 10대 학생이 인화물질에 불을 붙인 뒤 투척해 관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고교 3학년생 오 아무개 군이 인화성 물질이 든 냄비를 가방 안에서 꺼내 불을 붙인 뒤 연단 쪽으로 향하다가 다른 관객에 의해 제지됐다. 이 사고로 관객 2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황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29일 “토크콘서트 내용을 확인한 결과 지상낙원이라는 발언은 없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10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19세 고교생 오아무개군이 던진 사제폭탄에 테러를 당했다. 오군은 신은미씨를 향해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했습니까”라고 물은 뒤 폭탄을 던졌다.

오군이 접한 “北 지상낙원” 표현의 출발은 TV조선이었다. TV조선은 11월 21일자 '뉴스9'에서 두 사람의 토크콘서트 내용을 소개하며 앵커리포트로 “이 두 여성이 묘사한 북한은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라며 침이 마르도록 찬양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채널A '뉴스스테이션'은 “북한을 다녀온 두 여자가 대중 앞에서 북한정권을 옹호하는 발언들을 늘어놓았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북한은 지상낙원 같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24일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황선·신은미 두 사람 이야기대로 북한이 그렇게 살기 좋은 지상낙원이고 인권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이라며 마치 두 사람이 ‘지상낙원’이란 단어를 쓴 것처럼 발언했다. 그렇게 “北 지상낙원” 발언은 극우 온라인커뮤니티에 확산되며 기정사실화되었고, 오군의 테러에 영향을 주었다. 미디어가 테러의 배후였다.

이번 사건을 두고 탈북자 출신의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신은미 종북 콘서트 사건은 현대판 종북 마녀사냥”이라며 TV조선 등을 비판했다. 주성하 기자는 “신은미 마녀사냥을 통해 신은미, 황선이 나쁘고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수백 만 명의 독자를 갖고 있는 보수 언론이 이런 식으로 담론을 잡고 몰아가면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 할 이 사회의 건강도가 위험해진다”고 우려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TV조선 보도국 한 간부는 그 달 3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앵커리포트를 보면 황선‧신은미씨가 지상낙원이라고 말했다는 취지가 아니라 그동안 그들이 콘서트에서 북한에 대해 해왔던 이야기가 마치 북한을 낙원처럼 묘사했다는 취지에서 그들의 발언을 지상낙원이라고 비유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이번 사안은 TV조선에게만 따질 사안은 아니다. ‘지상낙원’이란 단어를 쓴 언론 전체의 문제다. 하지만 ‘지상낙원’이란 단어를 처음 썼던 TV조선의 앵커리포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점 또한 분명해 보인다.

황선씨는 지난해 12월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몇몇 언론은 지상낙원과 같은 자극적 어휘가 콘서트에 등장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국가보안법의 제물이 되게 했으며, 초유의 사제폭탄 테러까지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TV조선 보도국 한 간부는 “황선씨가 언론보도를 두고 마녀사냥‧종북몰이 같은 표현을 썼는데 우리도 비슷한 맥락에서 그들의 발언을 지상낙원으로 표현한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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