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정답 이의신청, 이과생들 '필수' 주목… 전문가들 "100% 오류다"

[코리아데일리] '수능정답 이의신청'이 화제인 가운데, 과학 탐구의 한 문제가 가장 큰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과 관련한 공식 이의신청이 200건을 넘었다.

이 중 <지구과학Ⅰ>(과학탐구) 4번 문항이 복수정답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문항의 정답이 문제를 독해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교육방송>(EBS) 수능 연계 교재의 내용과도 다소 배치된다는 것.

문제가 된 <지구과학Ⅰ> 4번 문항은 환경오염 사례를 보고 그로 인한 영향을 적은 ‘보기’ 가운데 옳은 것을 고르는 질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2010년 발생한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의 영향으로 ‘해수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 증가하였다’고 기술한 보기의 설명 ㉡이 적절하냐는 주장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공한 정답지는 ㉡을 옳은 설명으로 인정해 보기 중 ㉡, ㉢을 포함한 ④번을 정답으로 표기했다. 이날 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지구과학Ⅰ> 4번 문항과 관련한 이의신청이 11건 접수됐다.

일반적으로 유기물에 의한 수질오염이 일어나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산소량이 많아지면서 비오디(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가 증가한다. 무기물인 원유가 오염원인 경우엔 그 자체로는 비오디가 증가하지 않지만 수질오염에 따라 유기물인 물속 생물이 폐사하면서 비오디가 증가한다. 따라서 원유 유출에만 무게를 두느냐, 주변 생태계 오염까지 고려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다.

대성마이맥 <지구과학> 강사인 김지혁씨는 “교과서에선 해양오염 시 기름 유출 사고의 영향으로 비오디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교육방송> 수능 연계 교재에선 ‘기름 유출 사고 뒤엔 적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적조현상이 발생하면 비오디가 증가하는데, 그럼 학생들로선 기름 유출 사고 뒤엔 비오디도 증가하지 않았겠다고 추론하지 않았겠냐”며 “교과서와 수능, 교육방송 교재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짚었다. ‘수능 수준에서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추론’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연귀 혜원여고 교사는 “기름이 무기물이어서 비오디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만 기름이 무기물인지를 묻는다기보단 ‘환경오염’의 종합적인 영향을 묻는 문제다. 정해진 테두리로 제한하기보다 폭넓게 생각할 여지를 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업체 비상교육은 지난 12일 실시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4교시 과학탐구영역에 대한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비상교육은 이번 수능 과학탐구영역 시험은 지난 9월 모의평가 및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출제 경향을 보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료 해석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 주로 출제되었는데, 2015 수능과 9월 모의평가에서 다루었던 개념들이 대부분 반복되어 출제되었으며, 문항 유형도 크게 다르지 않게 출제되었다.

또한 평가원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전체 문항 중 70% 정도가 EBS 교재와 연계되어 출제되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문항 구성 요소 중 일부만 차용 또는 변형하거나 개념만 연계하여 출제한 문항들이 많아 실제 체감도는 이보다는 낮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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