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코리아데일리] 도올 김용옥 선생의 박정희 전 대통령 평가가 재조명되고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정희는 자기 내면의 이상(理想)을 끊임없이 배반하면서 변절의 삶을 살아 온 불쌍한 사람이지만, 그 변절은 개인의 차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우리 민족 모두의 굴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의 망령 운운하기 전에, 그의 집권 과정은 우리 스스로도 책임이 있는 우리의 역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나아가 박정희의 생애 자체를 우리 20세기 역사 전체의 축소판으로 조감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도울 김용옥 선생은 "박정희는 20세기 우리 역사의 아픈 면들을 드라마틱하게 다 겪었다. 일제 강점기의 죄악, 해방 이후 좌우 분열의 죄악, 이승만 정권 하에서의 부패, 군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이어진 미국의 압력,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가 겪은 모든 과정이 우리 현대사의 아픈 면을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며 "그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반성할 게 너무 많다"고 했다.

도울 김용옥 선생은 "이승만은 너무 형편없다. 정통성 없는 자기 권력만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 역사를 이끌어나가는 비전이 없었다"며 "그러한 이승만에 비한다면 박정희는 최소한 민족사를 도약시키려고 하는 비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박정희의 군사독재가 인권을 억압하고 정당한 정치과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것과는 무관하게 대다수 국민은 박정희가 만든 역사에 대한 근원적인 가치 평가 기준을 갖고 있다"며 "박정희는 치밀한 계획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국가를 근원적으로 격상시켰다. 그 이미지가 민중의 마음속에서 어떤 확고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어느 누구도 그와 같은 스케일의 국가경영을 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정희의 그런 공까지 인정하고 그걸 극복할 수 있는, 근원적으로 새로운 정치를 할 생각을 해야 한다. 어설프게 비판한다고 새로운 지도자상이 생겨나진 않는다"고 했다.

▲ 사진=교육방송 제공

도울 김용옥 선생은 "박정희 시대에 저질러진 일들이 얼마나 흉악합니까"라며 "박정희 시대의 비극이 어디 장준하 하나뿐입니까. 인혁당 사건도 그렇고, 그 수많은 학생들이 당한 고초를 돌이켜보라. 박정희 시대 민중의 공포라는 것은 요새 사람 입장에선 상상도 못한다"고 했다.

도울 김용옥 선생은 "박정희를 통해서 경제발전이 도덕성보다 중요하다는 이런 엉뚱한 논리가 만들어졌다"며 "경제발전은 얼마든지 도덕적으로 이루어질 수가 있다. 그런데 그것을 도덕적으로 못 이룩하는 이유는 개인의 욕심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박정희는 이런 욕망의 화신이었다. 권좌에 집착해 국가의 대간을 그르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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