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택시

[코리아데일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스누버(SNUber)에서 탑승 버튼을 누르자 스누버 택시의 핸들이 저절로 움직였다.

4일 오후 2시13분께 무인 택시 스누버 택시는 천천히 서울대학교 교내 뉴미디어통신연구소 앞을 출발했다. 그러자 무인 택시 스누버 택시 운전자 좌석 뒤쪽으로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 안 3D 고정밀 지도 속 택시도 서서히 출발했다.

서울대학교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소속 서승우 전기정보공학부교수·이경수 기계항공공학부교수 공동연구팀이 이날 오후 교내 캠퍼스에서 공개한 무인 택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를 공유,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의 이동성을 제공하는 차량 공유서비스다.

무인 택시는 지붕에 달린 라이더 센서에서 레이저 64개를 발사해, 레이저가 돌아오는 결과를 토대로 전후좌우 80m 이내의 도로 상황을 인지하는 원리로 운행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은 양손을 들어올리거나 팔짱을 끼는 등, 핸들을 잡지 않은 채로 기자와 함께 무인 택시의 운행을 지켜봤다.

출발지점에서 약 2km 정도 떨어진 행정관 근처로 목적지를 설정해 둔 무인 택시는 교내 캠퍼스 내 순환도로의 기준속도인 시속 30km 이하인 시속 25km 내외로 도로를 달렸다. 내리막길이나 커브길에서도 스누버 택시는 매끄럽게 주행했다.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탑승했지만 무인 택시의 운전은 곧 믿음직스러워졌다.

건너편에서 승객을 다 태운 버스가 도로로 나오려고 하자 무인 택시는 살짝 멈췄다가 다시 출발했고, 또 택배 때문에 앞차가 잠시 멈추자 따라 멈췄다가 약간 옆으로 핸들을 살짝 틀어 도로로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이 한 일은 이 차량이 자율주행자동차임을 알리기 위해 깜빡이 버튼을 누른 일밖에 없었다.

가을 햇빛이 눈부셔 앞이 똑바로 보이지 않았지만 스누버 택시에선 이마저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무인 택시가 횡단보도 부근을 지날 땐 모니터 속 3D 고정밀 지도에 횡단보도 표지판이 표시됐고, 과속방지턱을 앞두고는 과속방지턱 표지판도 표시됐다. 해당 구간을 지나면 지도 속 표지판은 사라졌다.

무인 택시는 약 6분만에 목적지인 서울대 교내 행정관 근처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린 후 할 일은 스마트폰 앱에서 'off'를 누르는 일밖에 없었다.

▲ 사진=NEWS1

서울대학교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가 연구 개발한 무인 택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를 공유,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의 이동성을 제공하는 차량 공유서비스다.

센터에 따르면 승객은 스마트폰에서 스누버 앱을 터치해 목적지를 지정한 후,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방식으로 운행되는 스누버택시를 호출해 탑승한다. 승객은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 따로 차량을 반납할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해 서승우 전기정보공학부교수·이경수 기계항공공학부교수 공동연구팀은 5㎝내의 정확도를 지니는 고정밀 3차원 지도 생성·관리기술과 이동체 탐지·추적기술, 다른 차량과 보행자의 의도파악기술 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고급세단에 자율주행기능을 탑재하고 무선통신망과 연동해 공유 이동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차량 공유서비스에 자율주행기능이 더해지면, 현재 공유서비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지역과 시간대별 차량수요와 공급간 불일치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기술을 보완한다고 할 때, 간단한 고속도로 상황에서 자율주행 상용화는 5~10년안에 될 것 같고, 복잡한 도심형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는 2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한편 이날 이경수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양산형 자율주행자동차도 함께 공개됐다.

해당 차량은 고가의 센서가 아닌, 이미 출시된 운전자지원시스템에 장착된 센서들인 장애물인지를 위한 레이저스캐너, 주변차량인지를 위한 레이더, 차선인지를 위한 카메라, 절대측위 정보를 위한 저가형 GPS 등만을 활용하는 자율주행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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