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월급

[코리아데일리] 돈 대신 자사 제품을 지급했다는 이른바 서울우유 월급 사건에 대한 국민 공분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 측이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조합 측은 서울우유 월급을 이렇게 지급한 데 대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할 만큼 적자폭이 커졌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서울우유는 그동안 광고비 등 경상비용을 줄이는 데 힘써왔었다.

1위 우유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해 1조77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조6964억원보다 4.6%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서울우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59억원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20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 1~10월 젖소 5400마리를 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은 2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으며 같은기간 남양유업은 26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저출산 추세에 따라 영·유아 인구가 줄어들면서 유제품 시장 성장세가 꾸준히 둔화되고 있으며 해소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수출 물량도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동결된 원유가격 역시 극적으로 타결됐으며 2년째 이어졌다는 점에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펴낸 '가공식품 마켓리포트 우유편'에 따르면 백색시유가 전체 우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70.4%, 지난해 68.7%, 올해 상반기 66.6%로 줄었다.

백색시유 매출액은 2013년 1조3천520억원에서 2014년 1조3천354억원으로 1.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6천370억원) 매출액도 작년 상반기(6천706억원)보다 5% 줄었다.

 

반면 초코·커피·딸기 우유 매출 규모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초코우유 매출 비중이 최근 3년간 6.6%→ 7.8%→ 11%로 상승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초코우유 매출액은 2013년 1천276억원에서 2014년 1천524억원으로, 2014년 상반기 71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천49억원으로 늘었다.

이렇게 봤을 땐 서울우유 월급 사건에 대한 조합 측의 해명이 선듯 납득이 가질 않는다. 경영이 악화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직원들 월급을 현물을 줄 만큼은 아니다.

서울우유는 줄곧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왔었다. 오래전부터 적자구조였다면 서울우유 월급 사건을 직원들의 허리띠 졸라매기 차원에서 볼 수 있지만, 이 정도 경영악화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건 지혜롭지 못한 경영이다.

업계 2위 회사들도 서울우유처럼 사정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회사들이 직원 월급을 서울우유 월급처럼 지급했다는 얘긴 들어보지 못했다.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비판받아도 서울우유는 할 말이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