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가진 문재인 "단합없는 혁신" 목소리에 힘

[코리아데일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들과 만찬을 통해 재신임 정국의 마침표를 찍은 문재인 대표가 제도를 넘는 체질 혁신에 본격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23일 "오늘 마지막 혁신안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제는 단합해야 한다. 혁신 없는 단합, 단합 없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담은 마지막 당규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당무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들은 진보정당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현명함을 요구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부패 등에 연루돼 기소만 되도 정밀심사대상이 되도록 공직선거후보자 기준을 강화한 당규 개정안을 거론하며 "무엇보다 정치검찰에 의한 야당탄압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많은 걱정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 경우 구제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억울한 사람을 구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마련돼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오직 한 가지만 보고 결단했다. 바로 국민이다.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개정안에 동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 문재인 만찬 모습 사진=NEWS1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공직선거후보자 검증 강화 방안 등을 담은 당규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당규 개정의 건'과 '선출직공직자평가 기준과 방법 확정의 건'이 심의 안건으로 올랐다.

당규 개정안의 핵심은 예비후보자 신청 이전에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만 돼도 공천심사에서 부적격 대상이 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뇌물과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성범죄, 개인비리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유죄판결 없이 기소된 경우에도 정밀심사대상에 포함했다.

또한 형이 확정되기 전 1심이나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공천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도록 했다.

현재는 금고나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만 공천에서 원천 배제토록 하고 있다.

다만 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에 따른 부당한 판결이나 기소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공직후보자검증위에서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공천에서 배제하지 않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뒀다.

이와 관련, 이날 당무위에서는 최동익 의원이 "3분의 2 이상은 과하니 2분의 1로 낮추면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구제 예외조항들이 모두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돼 있어 이를 준용키로 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는 혁신위가 앞서 안철수 전 대표가 부패척결 혁신 실천방안으로 제시했던, 부패 관련자 영구 퇴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당규 개정안 의결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은 현행 당규 제정일로부터 1개월 뒤인 9월 20일 이내에서 2개월 이내인 10월 20일 이내로 연기됐다.

최종 평가시한도 해당 선거일 기준 6개월 전에서 5개월 전인 11월로 미뤄졌다.

당무위는 선출직공직자평가 기준과 방법 확정 안건도 혁신위의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현역의원 평가 항목은 지지도 평가(35%), 의정활동·공약이행 평가(35%), 다면평가(10%), 선거기여도 평가(10%), 지역활동 평가(10%)로 구성해 하위 20%의 현역의원은 공천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당규 개정안은 또 당 내외 인사를 동수로 14명 내외로 구성하는 민생연석회의 구성·운영 규정을 신설했고, 상설위원회 위원장의 3분의 1 이상은 원외인사로 구성하는 국회의원의 임명직·당직 제한 강화 방안도 담았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개인의 인권과 기본권을 존중하기 위해 갖고 있는 3심제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훼손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과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요구와 기대치가 정당과 정치인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안을 처리하고, 정치탄압이나 기본권 제약을 위한 것은 특별한 예외규정 신설을 통해 걸러나가자는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당무위 인사말을 통해 "공직후보자격심사에 관한 당규개정안은 우리에게 참 아픈 혁신안"이라며 "해당되는 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이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사례를 보더라도 정치적으로 억울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런 경우 구제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은 보수정당에 비해 진보정당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현명함을 요구한다. 우리가 지켜야할 숙명 같은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혁신위를 마무리하지만 앞으로 새정치연합이 한국정치에서 큰 역할을 하는데 저희도 언제나 관심과 주목 속에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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