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저렴한 가격'이 위험 요소? "그들만의 강점 보니"

[코리아데일리 한승미 기자]

'북한 무인기'가 화제인 가운데 그에 대한 연구결과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 무인기는 조잡해서 더 위협적이라는 경고가 해외에서 나왔다.

밴 잭슨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지난해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김정은의 깡통 공군력’ 글을 통해 북한의 저가 무인기가 “조잡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군사적 혁신”이라는 ‘무인기 패러독스’를 제기했다. 잭슨 연구원은 “남한의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북한 무인기가 탐지되지 않고 남한 방공망을 뚫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잡한 게 더 위협적인 이유는 북한 무인기가 고성능을 지향하는 현대 무기 체계의 발전 방향과는 거꾸로 가는 역발상을 통해 오히려 방공망의 빈틈을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잭슨 연구원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군용기의 위협적 힘은 적의 방공망을 돌파하는데 달려 있었다”며 “이 때문에 더 빨리, 더 높이 날아가는 두 방향이 방공망 돌파의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방공망은 높은 고도와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탐지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거꾸로 전략’을 택했다. 잭슨 연구원은 “북한 무인기는 ‘너무’ 낮은 고도로 날고 ‘너무’ 느려서 현대적 레이더로는 무시해 버리기 십상이고 ‘너무’ 작아서 탐지가 제대로 안돼 새 떼로 오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공군력은 노후하지만 전장에 투입되는 드론에 관한 한 혁신을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미군의 첨단 드론인 MQ-9 리퍼와 비교하면 북한 무인기는 장난감 수준이다. 북한 무인기가 소형에 저속ㆍ저고도ㆍ저가인 반면 미군 리퍼는 대형에 고속ㆍ고고도ㆍ고가다. 잭슨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는 길이와 날개 폭이 각각 최대 2mㆍ3m 이내이지만 리퍼는 길이가 11m이고 날개 폭은 20m에 이른다. 리퍼는 시속 480㎞로 고도 15㎞까지 올라가며 최대 14시간 이상을 비행할 수 있지만, 북한 무인기는 최고 속도가 시속 120㎞에 불과하고 체공시간도 4시간 가량을 넘지 못하는데다 비행 고도 역시 6㎞ 아래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는 미리 입력해 놓은 경로만을 오갈 수 있는 반면 리퍼는 원거리 조종을 통해 자유 자재로 운용할 수 있다.

잭슨 연구원은 “북한 무인기에서 발견됐던 가장 정교한 기술은 민간 카메라 정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추락한 뒤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를 분석한 결과 항공기 전문가들은 2000만 원 대에서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미 공군에 따르면 리퍼는 4대를 단위로 해서 지상 통제소와 위성 연결망까지 합쳐 5650만 달러(619억4000여만원)에 이른다. 여기엔 헬파이어 미사일, 정밀유도폭탄(JDAM) 등의 무장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그럼에도 잭슨 연구원은 “북한 무인기는 적재 기술이 개발되면 폭탄 운반용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며 “한국이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레이더를 갖춘다 해도 북한이 갑자기 무인기 수백대를 내려 보내면 어떻게 동시에 이를 막아낼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역발상 전략은 북한의 ‘깡통 공군력’ 때문이다. 북한 공군은 유지 보수가 제대로 안 되고 있고 높은 사고율까지 보이고 있지만 예산 문제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해외에서 교체 부품을 조달해 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잭슨 연구원은 “이 같은 열악한 상태가 혁신으로 향하게 했다”며 “저가 무인기로 북한 공군이 부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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