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 논란' 스텔라, '쇼미더머니4' 블랙넛과 다른 점은?

[코리아데일리 한승연 기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가수 그룹 스텔라와 '쇼미더머니4'에 출연한 래퍼 블랙넛이 화제인 가운데 그들의 논란의 차이점이 눈길을 끈다.

 

때아닌 ‘외설 논란’으로 가요계가 떠들썩하다. 그 중심에 서있는 두 팀은 걸그룹 스텔라와 래퍼 블랙넛이다. 그러나 음악 장르, 남녀 성별, 팀의 특성이 다른 만큼 이 팀들의 ‘외설 논란’ 자체에도 큰 차이가 있다. 스텔라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래도 이해할 측면이 있다는 여론이 우세한 반면 블랙넛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시선에는 더욱 날이 서있다.

◇‘역대 최고 수위’ 스텔라의 뮤비, “오죽했으면…” 언더독 효과

지난 7월 스텔라가 발표한 신곡 ‘떨려요’의 뮤직비디오는 ‘19금’ 판정을 받았다. 그럴만 했다. 뮤직비디오는 빨간색 배경에서 멤버들이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가 하면, 가방과 수박 등 소품을 통해 묘한 상상을 자극하기도 한다. 멤버들은 알몸처럼 보이는 살구색 속옷을 입고 거울 상자안에서 선정적인 춤을 추고, 카메라가 멤버들의 다리, 가슴, 엉덩이 등을 노골적으로 강조하기도 한다. 보는 이들이 ‘예술인가, 외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2011년 ‘로켓걸’로 데뷔한 스텔라는 지난해 2월 ‘19금 섹시 콘셉트’를 전면으로 내세운 ‘마리오네트’로 역대 걸그룹 중 가장 높은 수위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떨려요’는 보기에 따라 그 수위를 넘어섰거나 최소한 버금간다.

스텔라를 바라보는 가요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한 가요계 여성 관계자는 “스텔라는 너무 막 나가는 것 같다. 여자를 그렇게까지 상품화시켜야 하는지 의문이다. 너무 섹시에만 의존하면 여자 입장에서 좋게 보이지 만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텔라에 대해 좀 더 열린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대중음악 평론가는 “모든 팀이 스텔라 같은 음악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를 선보인다면 비판할 수 있겠지만 다양성을 담보하고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스텔라는 폄하 대상이 되면 안된다. 자극, 노출 수위를 높이는 건 짧아진 음악 주기에서 가장 빠른 대중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전략적 무기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텔라는 ‘마리오네트’로 노출 콘셉트를 선보인 뒤 수위를 낮춰 두차례 싱글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던 찰나 이번에 다시 한번 노출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 대해 또다른 전문가는 “스텔라는 ‘마리오네트’ 때 네티즌들에게 정말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번엔 이해하는 시선도 많다. ‘오죽하면 저렇게 할까’라는 연민의 시선으로 스텔라를 응원하는 팬들이 늘고 있다. 카라도 뜨기 직전 멤버들이 여러 예능에 출연해 ‘생계형 아이돌’로 측은한 이미지를 얻은 직후 뜬 적이 있는데, 스텔라를 바라보는 일부 시선도 그렇다. 약자나 마이너를 응원하는 마음, 소위 말하는 ‘언더독 효과’(경쟁에서 뒤지는 사람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행-욕설-외설 논란’ 블랙넛, ‘사회적 통념·선을 넘어섰다’

블랙넛은 과거 ‘일베 논란’을 겪었고, 여성 비하, 살인, 강간 등 끔찍한 내용이 담긴 랩 가사로 악명 높았다. ‘졸업앨범’이라는 곡에서는 중학교 동창을 강간하고, 남자 친구를 살해하겠다는 얘길 했다. 최근엔 랩을 통해 힙합 대선배인 타이거 JK의 부인 윤미래에 대한 성적 조롱을 쏟아내 타이거JK가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엠넷의 인기 힙합서바이벌 ‘쇼미더머니4’에 출연 중인 블랙넛이 예선에서 랩하는 도중 바지를 내려 팬티를 노출시키는 퍼포먼스를 할 때만 해도 대중은 ‘기행’으로 웃어넘겼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 녹화에선 선정적인 랩과 죽부인을 이용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쳐 프로듀서들의 문제제기로 녹화가 장시간 중단되는 사태까지 야기시켰다.

그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전문가는 “뮤지션은 음악을 가지고 대중과 어떤 형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데 블랙넛의 행동은 그저 반사회적일 뿐이다. 지난 2005년 음악 생방송에서 성기를 노출한 인디밴드 카우치와 비슷하다. 블랙넛과 카우치의 공통점은 자신의 행동이 음악적 지향점, 예술 철학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게 아니라 단순히 ‘욱’하는 감정, 반사회적인 정서에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이런 반사회적 인물을 위해 구태여 방송 전파가 낭비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는 사회적 통념· 선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블랙넛이 어떤 인물인지 뻔히 알았을 텐데 그를 출연시킨 ‘쇼미더머니4’ 측에 큰 책임이 있다. 쇼미더머니는 지난 시즌부터 참가자들의 ‘디스’ 등으로 큰 재미를 봤다. 쉽게 말해 시청자들에게 ‘싸움구경’을 시키는 것인데, 막장 드라마적 요소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더 큰 자극을 추구하다 보니 제일 더러운 싸움닭(블랙넛)을 등장시켰다가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쇼미더머니가 한국 힙합에 끼친 긍정적인 요소도 분명 존재하고, 붐업에 이바지한 부분도 있지만 대중에게 블랙넛과 쇼미더머니가 힙합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할까봐 두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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