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보다 더한 신격호의 얄궂은 운명

[코리아데일리 신선호 기자]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 소용돌이에 한 가운데에 있는 신동주 롯데그룹 총괄회장. 그는 껌 하나로 거대 기업을 일군 사업가다. 그의 뛰어난 사업 수완은 범인의 그것과 다르다. 기력이 쇠한 한 노장이 묘한 눈 빛과 멍한 표정은 그의 얄궂은 운명을 대변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형제간 분쟁이 회자되고 있다. 형제간의 진흙탕 싸움이 본인대에 이어 자식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5남 5녀 중 첫째다. 그는 성공과정에서 남동생들을 모두 경영에 참여시켰지만 비극으로 끝났다. 많은 동생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현재 얼굴도 보지 않는 사이가 됐다.

바로 아래 동생인 신철호 전 롯데 사장은 1958년 신 총괄회장이 국내에 없는 틈을 타 서류를 위조, 롯데를 인수하려다 발각돼 구속됐다. 이후 신격호 회장과 틀어진 그는 작은 제과 회사를 차려 독립했고, 지금은 고인이 됐다.

▲ 사진=news1

3남인 신춘호 농심 회장과는 현재 전혀 교류도 하지 않는 사이다. 지금은 농심의 대표 상품인 라면 때문이다. 신춘호 회장은 일본롯데 이사로 재직하던 1960년대 신격호 회장의 만류에도 라면 사업을 시작했다. 1965년 아예 롯데공업을 차리며 기존 롯데의 라면 사업과 경쟁을 벌이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신춘호 회장은 롯데공업을 농심으로 개명하면서 롯데 이름을 포기했다.

막내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두루 거쳤고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운영본부의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996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정 소송을 치르며 사이가 벌어졌다. 이후 그는 그룹의 요직에서 밀려났고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할된 롯데우유 회장으로 취임했다. 롯데우유는 '롯데' 브랜드 사용 금지 요청에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신 총괄회장은 24살 차이나는 막내 여동생 부부와도 갈등을 겪었다. 막내 매제인 롯데관광 김기병 회장과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 부부를 상대로 샤롯데 엠블럼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갈등을 겪었다. 특히 롯데그룹이 2007년 롯데JTB를 설립하면서 관광업에 진출해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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