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작가, 노건호의 김무성 겨냥에 "부적절한 자리의 부적절한 발언"

[코리아데일리 한승미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노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강한 비판을 한 가운데 그 배경과 이유 등에 관심이 쏠린다.

 

건호씨의 발언을 두고 SNS에서도 여론이 양극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42)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63) 새누리당 대표에게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유족을 대표해 노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무대에 올라 연설 초반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다채로운 추모 행사가 열렸다는 데 감격을 금할 수 없다. 5월은 한국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민주주의의 달로 남을 것”이라면서 담담하게 미리 준비해 온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그러나 연설 중반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다”면서 김 대표를 겨냥한 후로는 분위기가 급전환됐다.

건호 씨는 격앙된 표정과 어조로 “이 자리에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엔엘엘(NLL) 포기했다며 내리는 비 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줄줄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 달아 종북몰이 해대다가, 아무 말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습니다”라며 앞줄에 앉은 김무성 대표를 향한 비판을 시작했다.

이어 건호씨는 또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하시려나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고, 본인도 그간의 사건들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도 없으시니, 그저 헛꿈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과? 반성? 그런 것 필요 없습니다.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십시오”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연설 중간중간에는 감정에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건호씨의 이같은 작심한 듯한 비판 발언에 좌중은 크게 술렁였다. 김 대표를 포함한 여권 관계자들은 물론 일부 야당 인사들도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청중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번 연설문은 주위 인사들과의 상의 없이 건호씨가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그의 발언에 온라인상에서는 “속 시원하다, 할 말 했다, 맞는 말”이라는 평과 함께 “부적절한 지나친 비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노 씨 행동이 추도식이라는 행사 성격을 고려하면 적절하지 못했다는 쪽과 아버지를 잃은 그의 울분을 이해할 수 있다는 쪽으로 나뉘었다.

작가 고종석은 트위터에 "노건호 씨 분함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선친의 비극적 죽음에 자신을 포함한 가족과 측근들 책임은 조금이라도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는 부적절한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건호씨의 이 같은 비판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술렁이고 있다.

야당은 발언의 배경과 파장이 대체 어떤 것이며 후폭풍 등에 대해 계산하는 눈치고, 여당은 공식적인 논평을 자제하며 논란 확산을 경계하는 태세다.

김무성 대표 역시 추모식 참석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노건호씨의 비판에 대해) 대표가 아무 말씀 안 한다고 밝혔다”며 “좋은 취지로 가셨는데, 자칫 참석한 취지 훼손될 수도 있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호씨의 이같은 비판에 당분간 정치권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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