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1억 의혹에 "진실 은폐 가능하잖아~" 유머러스한 언급 눈길

[코리아데일리 한승미 기자]

홍준표(61) 경남지사의 측근이 ‘홍준표 1억’이라 적힌 ‘성완종 리스트’가 폭로된 뒤 돈 전달자에게 전화를 걸어 “캠프 살림에 보탰다 하고 끝내면 안 되겠느냐”고 말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지사와 이 측근은 이런 접촉이 회유나 압박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경남지역 모 대학의 총장이자 홍 지사 선거캠프 출신인 A씨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부사장에게 “너한테 돈(1억원)이 온 것을 부인하기는 힘든 모양이지?” “돈을 네가 받아서 캠프 살림에 보탰다고 하고 끝내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윤 전 부사장은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답했다고 한다. 윤 전 부사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1억원 전달자’로 밝힌 인물이다. A씨와는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A씨는 “(성 전 회장의) 돈이 온 것을 부정하기는 힘든 모양이네”라고 다시 물었고, 윤 전 부사장은 이때에도 “그건 힘들다”고 대답했다. A씨는 윤 전 부사장이 “‘부인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사흘 뒤인 지난 15일 경남도청 부속실에서 홍 지사를 만나 이런 통화 내용을 알렸다. 홍 지사는 “내가 거기(리스트)에 왜 꼈다고 하더냐” “윤 전 부사장이 나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더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어 “앞으로 윤 전 부사장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A씨는 전했다.

홍 지사는 24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A씨 등 측근과 윤 전 부사장의 접촉을 시인했다. 홍 지사는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만났을 수가 있다. 그런데 그것을 회유 운운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금품수수 의혹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한장섭(50) 경남기업 부사장은 이날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윤 전 부사장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적이 있다”고 재확인했다. 소환이 임박한 윤 전 부사장은 검찰 수사에 협조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부사장으로서는 본인의 범죄 혐의를 벗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진술할 가능성이 크다. A씨는 “윤 전 부사장이 모든 걸 다 내려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홍 지사는 ‘리스트 폭로’ 이후 줄곧 ‘배달사고’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지난 10일에는 “(성 전 회장이 리스트를) 악의나 허위로 썼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돈 받은 사람이) 내가 아니니까 아니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13일에는 “직접 연결이 안 되면 주변 사람을 통해 로비하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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