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경고 대형 전광판도 교량 위에는 없어

[코리아데일리= 강도현 기자]

사상 최악의 106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한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에는 과속 단속 카메라가 단 1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영종대교 운영사 신공항하이웨이에 따르면 총 길이 4.4km 길이의 영종대교에는 상부·하부도로 어느 곳에도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다.

영종대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단속 카메라는 공항에서 서울 방향으로는 대교 1km 전에, 서울에서 공항 방향으로는 16km 전에 설치돼 있을 뿐이다.

속도는 상부도로가 시속 100km, 하부도로가 시속 80km로 규정돼 있지만 제한속도를 위반해 과속하는 차량은 평소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영종대교는 안개가 자주 끼는 바다 위 교량이어서 감속 운행 필요성이 다른 어느 구간보다 요구되지만 단속 카메라가 없다 보니 운전자들은 시속 120km 이상으로 질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영종도에서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박모(54)씨는 "매일 영종대교를 이용해 출퇴근하는데 과속 카메라가 없고 차가 막히지 않는 구간이어서 차량들이 시속 100km 이상으로 속도를 내 아찔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영종대교에는 지형 특성상 해무가 자주 끼는 지역에 건설된 교량이지만 안개 상황을 알리는 대형 전광판도 설치돼 있지 않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어서 교량 위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할 경우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인천 육지와 영종도를 잇는 또다른 교량인 인천대교에는 대형 전광판이 주탑을 중심으로 약 3개가 설치돼 있다. 교량의 양끝에 기둥을 박고 세운 대형 전광판이기 때문에 전 차로 운전자들이 쉽게 볼 수 있다.

영종대교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출국하는 내외국인의 3분의 2가 이용하는 교량인 점을 고려하면 교통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작년 영종대교 통행량은 2천207만대로 하루 평균 6만467대에 이른다. 인천대교 통행량은 1천274만대로 하루 평균 3만4천909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