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빈 들녘 향해 떠나는 수행자 생애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고 현실정치의 마지막은 선언한 정치인 이부영 씨의 삶은 암울했던 정치에 참 사랑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부영(李富榮) 씨는 1942년 9월 26일 생으로 언론인 출신의 정치가였다.

▲ 정계 은퇴를 선언한 후 정침 무대를 떠나고 있는 이부영 씨
본관은 전주(全州)이고 호는 청우(靑牛)이다. 경기도 포천군 출생이고 서울에서 성장했으며 종교는 천주교이고 3선 의원을 지낸 후 17대 총선에서 낙선뒤에도 올바른 정치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을 한 정치인중 한 명이다.

수행자 같은 그이 삶은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던 1974년에 동료 기자들과 함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약칭 동아투위)를 결성하여 유신 체제에 맞서 언론자유를 수호하자는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하였다가 1975년 해직되었고, 긴급조치 위반, 반공법위반 등 혐의로 체포되어 7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이후 1984년 민중민주운동협의회 공동대표, 1985년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상임위원장ㆍ사무처장을 지내며 대표적인 재야인사로 활약하였으며, 1986년 5·3 인천 사태 주도 혐의로 체포되어 1988년 2월까지 또 복역했다.

이부영 씨는 또 1988년에 광주학살진상규명 투쟁위원회를 조직하여 전두환의 구속수사를 요구하다 다시 검거되어 복역하였고, 1989년 김근태, 이재오, 장기표 등과 함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을 조직하여 상임의장이 되었으나 문익환 목사 방북 사건으로 다시 체포되어 복역하였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이기택, 노무현 등의 꼬마 민주당에 합류하여 제도권 정치에 입문하여 참 정치를 실현했다.

▲ 활발한 활동을 할 당시의 이부영 씨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서울 강동 갑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자,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북한에 조문을 보낼 의사가 없느냐고 질의하여 보수 세력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로 민주당이 분당될 때 통합민주당에 잔류하여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으로 재선되었고 1997년 11월 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하여 한나라당이 되자 이에 동참하였다.

이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뒤로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강도높은 비난 발언을 쏟아내는 등의 대여 강경 행보로 원내총무와 부총재를 지내면서 구 민주당 출신중에서는 유일하게 지도부에 올랐다.

그러나 특유의 개혁성향과 이러한 소신에 따라 대북 정책 등에 대해서는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다른 지도부와 의견이 불일치하였으며, 간혹 한나라당 내의 보수 성향 의원들이 정부 여당을 상대로 색깔론을 제기할 때는 이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 의견을 표출해 당내 불만을 유발하기도 했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회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으나, 대선 이후 점차 한나라당내에서 개혁 성향 의원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2003년 7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이우재, 김부겸, 안영근, 김영춘과 함께 탈당하였고 그해 10월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였다.

2004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경위들에게 끌려나가며 "이건 쿠데타야!"라고 성토하는 장면이 TV에 생중계되었고 여론조사에서도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강동구청장 출신이자 자신의 정치 후배였던 김충환에게 간발의 차로 낙선하였다.

▲ 정치사의 거목 정대철 이부영 서청원 씨가 대화하는 자료사진
그 해 8월 신기남 의장이 부친의 친일경력의혹으로 사퇴하자 열린우리당 의장직을 승계하였으나,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입법을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에도 국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이런한 이부영 전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치인의 멍에를 내려놓고 떠난다"며 "좀 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으련만 능력과 식견이 모자라 여기서 그쳐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를 성공리에 끝내고 단결과 도약을 위해 새롭게 전진하는 당의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원 동지들에게 행운과 승리가 함께 해주기를 온 정성을 다해 빌겠다"며 "정치를 떠나더라도 이 나라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사회가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면서 살겠다"고 밝혀 국민들의 아쉬운 여운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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