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5명 오일마사지·신체접촉…"정말 혐오스러웠다"

[코리아데일리= 강도현 기자]

경기지역 한 고교 운동부에서 트레이너가 여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 수사하고 있다.

피해 여고생들은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모두 전학했다.

해당 학교는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 학교 전 트레이너 A(27)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3월 수차례에 걸쳐 고등학교 체육관 등에서 마사지를 핑계로 자신이 훈련을 맡은 B(17)양 등 여고생 5명의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B양에게 자신의 다리에도 오일 마사지를 시키는가 하면 매트에 누워있는 여학생 위로 올라타,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피해 여학생은 진술서에 "그 '쌤'(선생님)이 다른 언니한테 마사지를 해달라고 했는데 완전 혐오스러웠다"면서 "'남이 해줘야 더 빨리 낫는 것 같다'고 해서 기분이 안 좋고 변태 같았다"고 썼다.

그러나 A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관계자 등의 관리 소홀 부분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히 "조사 과정에서 남학생 2명이 성폭력에까지 연루됐다는 진술이 나와 추가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 학생 부모들은 학교 측이 문제를 일으킨 트레이너에 대한 적절한 조치 없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고 주장했다.

한 어머니는 "학교폭력위원회에서 피해 학생 1명만을 불러서 '너희가 오해한 것이니 가서 동생들을 잘 다독거려라'며 강제로 대답하게 하고 회유했다"고 말했다.

또 "학교 측은 이 같은 내용을 교육청에 보고했으니 안심하라고 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아무 조치도 취한 것이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학교 측은 A씨를 징계하지 않았고 남학생 훈련만 맡도록 조치했다.

피해 여학생 5명은 체육관·식당 등에서 계속 A씨를 마주쳐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모두 전학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해 안타깝고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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