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자 사건 당시 취재기자가 밝힌 비밀 ‘경악’ 내용은?

[코리아데일리 이옥희 기자]

비운의 여배우 방성자 사건이 화제인 가운데 당시 이를 취재했던 김동일(사건 당시 서울신문 근무)씨의 취재 뒷애기는 한국 영화사의 쓸씁한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당시 이를 취재한 김동일(당시 한국일보 기자)에 따르면 1972년 1월, 당시 5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인기 절정 가도를 달리던 영화배우 방성자(당시 30세)의 집에 전과8범의 상습절도범이 침입하면서 발생했다.

▲ 비운의 방성자
(이 도둑은 방성자의 집인지 몰랐음) 그러나 물건을 훔치기도 전에 인기척을 느끼고, 화장실쪽으로 도망치다가 뒤에서 날아온 총을 등에 맞고(하복부 관통상) 쓰러졌다.

범인은 병원으로 후송 되었고, 경찰은 방성자의 집을 조사한다. 최초, 방성자의 매니저가 자기가 쐈다고 진술했지만, 곧 바로 방성자가 부인하며 매니저가 쏜게 아니라 자신이 쐈다고 주장해 사건을 일단락되는 듯했다.

경찰에서 방성자는 몇 년전 영화촬영용 소품으로 영화사로 부터 받았던 권총을 반납하지 않고 집에서 보관중이었다고 밝혔고, 도둑을 보자, 무섭고, 놀란나머지 그 권총을 이용하여 엉겁결에 발사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를 하는 도중에 권총에서 의문점이 발견되면서 사건응 또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우선 방성자가 쐈다고 하는 이 45 구경권총은 1키로가 넘어서 여자가 쏘기에는 무거운 감이 있었고 또, 몇년전에 받아서 보관만했다는 권총이 생각보다 수입상태가 좋았으며 탄창에 남아있던 탄환들도 새것이었던 것이었다. (총기번호로는 이 총의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이 총은 군 부대나 경찰에서 나온총이 아닌 불법무기 였다.)

또 하나, 혼자사는 방성자의 안방에서 남자 옷이 여러벌 발견된 것도 의문점을 나타냈다.

▲ 법정에 선 방성자
이에 의문을 품은 경찰은 방성자의 남자관계에 대해서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고 이 때 마침 사건 당일, 방성자가 입었던 잠옷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면서 사건은 반전 된다.

국과수는 이 잠옷의 팔과 가슴부위에서 탄약흔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고, 이것은 방성자가 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되버리고 만다. 이에 검찰은 즉각, 방성자를 살인미수 혐으로 기소했고 그리고 변호인단은 정당방위에 의한 무죄로 맞섰다.

이에 따라 당시는 큰 사건으로 대서특필됐고 톱배우의 권총저격사건, 세간의 이목은 재판정으로 집중된다.

그러나 재판정에서 방성자의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기 시작한다. 방성자는 도둑이 달려들어 엉겁결에 쐈다고 했지만, 절도범은 등뒤쪽에서 총을 맞은 것.(방성자의 진술이 맞다면 총알 방향은 배쪽에서 등으로 치면상을 입어야한다.) 또, 검찰측이 방성자에게 총을 건네주며 직접 시연해보라고 했지만, 방성자는 총을 다룰지 몰랐다. 이로써 방성자가 총을 쏜 범인이 아니라는 얘기가 되어 수사는 다시 첨으로 되돌아간다.

경찰이 다시 수사를 시작하자 유력용의자가 떠올랐고 그는 바로 방성자와 내연의 관계에 있었던 함기준이라는 인물이었다.

함기준은 동림산업(동림산업은 해방 후 정부의 비호아래 건빵등을 군부대에 납품하여 상당한 돈을 번 밀가루 재벌이었다. 5.16군사혁명 이후 재산을 정부에 헌납하는 등 나름의 고초를 겪었지만, 당시에도 손가락안에 드는 대 기업이었다. 나중에 이 회사를 CJ가 인수합병) 창업주의 아들이었는데, 미국에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다가, 군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사건이 터졌을때는 군에 입대하여 1년이상을 복무하고 있는 상태였다.(당시 공군상병)

함기준과 방성자는 함기준이 국내로 돌아오고 난 뒤 우연히 파티장에서 만나 사귀기 시작했고, 이내 동거에 들어간다. (함기준은 현역군인임에도 불구하고 군에 있지않고 매일 출퇴근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휴가중이었다고 증언했으나, 이 역심 의문 투성이다.)

재판과정에서 방성자는 끝까지 자기가 한 일이라며 함기준을 감싸고 보호하려고 했다. 함기준도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며 잡아 땠다.

그러나 매니저의 결정적 증언으로 함기준이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방성자의 매니저는 함기준과 방성자가 오랜동안 동거했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총도 함기준소유이면, 총을 쏜 것도 함기준, 사고 이후 방성자와 입을 맞추고 급히 사라진 것까지 죄다 법정에서 폭로했다.

▲ 살인후 취재를 하는 방성자
코너에 몰린 함기준은 "매니저는 방성자를 짝사랑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거짓진술을 하고 있다." 며 버텼지만, 선고 전에 자신이 한 일이라며 진실을 얘기 했다.

선고결과 함기준은 징역 3년, 방성자는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함기준은 즉각, 항소하였고,(상고심에서 집행유예) 방성자는 항소를 포기했다. 이렇게 되자 방성자의 집으로 기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방성자는 "연예인으로서가 아니라 한여자로서의 부탁입니다, 이 일을 아름답게 봐주세요. 이 사건을 아름답게 봐주느냐, 추하게 봐주느냐는 전적으로 기자여러분들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아름답게 봐주세요, 간통하고 난 뒤에도 "우리 사이를 아름답게 봐주세요" 뭐, 이런 말들이 세간에 유행했다.

이후 방성자는 스크린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부산으로 내려가 마담생활을 했다고 한다. (직접봤다는 연예관련자들도 있고, 룸싸롱 이름까지 자세히 나오는 것을 보면 사실인것 같다.)

원래 방성자는 사범대학을 나와서 선생질을 했었던 그 시대에는 보기드문 재원이었고 이런 여자가 영화판에 발을 들이고, 재벌2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마지막엔 세인의 기억속에서 사라졌고...

이후, 방성자의 행적은 전혀 알길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방성자가 얼마 안있다가, 폐암, 혹은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소문이 떠돌았는데, 80년 후반에 문여송감독의 영화에 조연으로 한번 출연을 했으니, 죽었다는 설은 헛소문이다.

그러나 이 후에 방성자를 봤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봤을때 지금 방성자의 생사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살아 있다면 70을 넘겼을 나이겠지만, 옛날의 그 고혹적인 자태를 생각하면 아름답게 늙었을것 같지만 인생 허무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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