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 모두 승패따라 정치적 명운 크게 갈릴듯

[코리아데일리= 이옥희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권의 향배를 가를 '운명의 날'이 6일로 이틀 앞으로 다가 왔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사생결단식 승부를 벌이고 있는 문재인, 박지원 후보의 정치적 명운도 이번 2·8 전당대회의 결과에 달렸다. 문, 박 후보측이 서로 우위를 주장하며 막판 판세가 대혼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저마다 일정을 소화하며 틈나는대로 당원·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선거운동을 통해 막바지 득표전에 열을 올렸다.

▲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박지원(왼쪽부터)·이인영·문재인 후보가 5일 국회 도서관에서 `을'을 위한 민생정당 어떻게 만들 것인가?'란 주제로 열린 을지로위원회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후보에게는 전대 결과에 정치적 명운이 걸렸다.

박 후보를 제치고 당권 도전에 성공한다면 대선 재수 가도에 일단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물론 전대 과정에서 빚어진 당내 갈등 치유와 4월 재보선, 내년 총선 진두지휘 등을 통해 리더십을 인정받아야 하는 '첩첩산중'의 상황이지만, 일단 1차 관문은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캠프 자체적으로 목표로 하는 과반 득표율을 달성하지 못한 채 '신승'할 경우 '상처뿐인 영광'이 되면서 향후 당 장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당 대표 선거에서 진다면 대선주자로서 막대한 타격을 입으며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문 후보 스스로도 전날 성명에서 "이번에 당 대표가 안되어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그다음 제 역할은 없다"며 당권 도전 실패시 정계은퇴를 시사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 경우 야권 대선주자군 지형 재편을 촉발하는 한편으로 당내 친노(친노무현) 진영도 크게 위축, 당내 세력판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당 대표직을 '정치인생의 마지막 봉사'라고 표현해온 박 후보는 문 후보를 누르고 당권을 거머쥔다면 호남의 맹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면서 야권의 대표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권교체를 위해 한 몸 불사른 뒤 2017년 정권교체가 되면 홀연히 정치를 떠나겠다"는 말대로 차기 대선국면에서 '킹메이커'로 부상할 수도 있다.

반면 문 후보에게 패한다면 상처가 불가피하다. 전대 과정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집요한 공격으로 '구태' 이미지가 각인된 면이 없지 않아 차기 총선국면에서 퇴진 압박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대선주자와의 맞대결에서 박빙의 결과를 끌어낸다면 지더라도 당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시선도 당내에 적지 않다. 안으로는 호남내 영향력을 기반으로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구심점을 자임하면서 밖으로는 특유의 전투력을 바탕으로 대여공격의 선봉에 서며 건재를 과시할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박 후보가 '분당론'에 몸을 실을 수 있다는 섣부른 시나리오도 나돌지만 그 스스로 "탈당·신당창당 제안을 받았지만, 분열로 가면 안되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공언한 만큼, 선택지로서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는 않고 있다.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걸고 '빅2'에 도전장을 던졌던 이인영 후보로선 의미있는 득표율을 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양강 구도를 허물며 2위에 진입하는 파란을 일으키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20% 이상의 득표로 일정정도 선전한다면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의 부활을 알리며 명실상부한 86그룹의 간판으로서 차세대 리더군 반열에 오르게 된다.

반대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면 이 후보 개인 차원을 넘어 86그룹 전체가 당분간 재기 불능에 가까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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