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중심론' 유승민, 주도권 장악 드라이브 초읽기
국회의장후보·전대·원내 경선 3연패 친박주류 '조락'
목소리 키우는 비주류…여권 권력지도 재편 '신호탄'

[코리아데일리= 이옥희 기자 ]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비주류'인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2일 당선됨에 따라 앞으로 당청 관계가 일대 변곡점을 맞게 됐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인 김무성 대표가 선출되는 등 비주류가 다수를 차지한 데 이어 대표와 함께 '투톱'으로 당을 이끌 원내 지도부마저 비주류가 싹쓸이하면서 당청 간 역학 관계의 균형추가 급격히 당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신임 원내대표가 경선 기간 내내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발언을 거듭 강조한 점으로 미뤄볼 때 새 원내 지도부는 취임과 함께 청와대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인사에서도 "대통령도, 청와대 식구들도, 장관님들도 이제는 더 민심과 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줘서 우리 함께 손잡고 내년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며 당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의 요구대로 '당 중심의 당청 관계'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당과 청와대가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김 대표 취임 이후 "단절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당청 관계는 더욱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멀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여권 내부에서 제기된다.

특히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을 유 원내대표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해온 점으로 볼 때 증세 문제, 저리의 주택 대출 정책, 건강보험료 인상, 국공립 어린이집 증설 문제 등 기존에 갈등을 빚어온 정책들을 사이에 두고 당청 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유 원내대표가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일부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청와대 인사 쇄신' 요구가 봇물이 터지듯 분출할 수도 있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친박(친박근혜) 주류는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내 정당화 현상의 가속화로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가운데 '주류'가 집권 만 2년 차도 되지 않는 시점에서 원내대표를 '비주류'에 내준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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