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호 유괴살해사건’ '이영돈pd가 간다' 재조명한 내용 ‘울컥’

[코리아데일리 강유미 기자]

1일 컴백한 이영돈 pd가 간다 프로를 통해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이형호군 유괴살인사건을 재조명해 화제다.

이형호 유괴살해사건은 1991년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살던 이형호(당시 9세) 군이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유괴되어 살해당한 사건이다.

 
1991년 1월 29일 오후 5시 20분경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놀이터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형호 군은 사건 발생 44일 후인 그해 3월 13일에 잠실대교에서 서쪽으로 약 1.5 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배수로(일명 '토끼굴')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손이 스카프와 나일론 끈으로 묶여 있었고, 사인은 코와 입이 테이프로 막혀 질식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검 결과 위에서 나온 음식물이 유괴 당일 친구 집에서 먹은 점심으로 판명되어 유괴 직후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범인의 협박전화에서 나온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서울 경기 출신의 30대 전후의 남자로 추정되었으며 44일 동안 60여 차례의 전화통화와 10차례의 메모지로 피해자의 부모를 협박했는데, 그 수법이 매우 치밀하고 지능적이었다.

범인은 피해자 부모에게 카폰을 사용하도록 하고, 김포공항과 대학로 등의 서울시내 곳곳을 약속 장소로 알려줘서 이형호의 아버지에게 돈을 준비하여 나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포공항에서는 국내선 주차구역 2구역에 차를 세워둔 뒤 600번 공항버스를 타고 압구정 자택으로 돌아가라고 했으나, 차 뒷좌석에 누군가 타고 있었다는 핑계를 대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했고 이후 대학로에서는 차를 세우고 건너편 빵집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라는 지시를 내려놓고는 집에 있던 이형호의 계모에게 경찰을 불렀느냐고 집요하게 추궁하였다.

▲ 영화 한장면
이에 이형호의 엄마는 삼촌이 같이 나간 것이라고 둘러댔지만, 범인은 경찰 수사를 어느 정도 눈치채고 당분간 나타나지 않았다.

얼마후 다시 연락을 해온 범인은 지정장소에 메모지를 남기는 '무인 포스트' 방식을 활용했다. 장충동 태극당 인근의 조선일보 게시판에서 시작된 메모는 한일은행 명동지점앞의 쓰레기통에 붙어있는 입금지시 메모로 이어졌다.

우선 '윤현수'라는 명의로 한일은행에 개설된 보통예금 통장에 돈을 입금시키라는 지시를 하였다.

범인은 이렇게 입금된 돈을 찾기 위해 한일은행 모 지점에 갔지만 사고신고 계좌라는 문구가 단말기에 뜨자 은행원이 당황해했고, 낌새를 눈치챈 범인이 그대로 달아나 검거에 실패하였다. 이후 '김규선' 명의로 상업은행에 개설된 보통예금 통장에 입금하라는 지시를 한 후 돈을 찾으러 갔으나 이 때도 은행원이 머뭇거리는 사이 달아났다.

이후 범인은 은행계좌로 돈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자 이정진에게 올림픽대로 김포공항 방향으로 오다가 서울교에 내려서 다리 아래 정중앙에 돌로 눌러진 메모를 확인하고 지시사항대로 따르라는 말과 함께 이것이 마지막이니 신경쓰라는 경고를 덧붙였다.

메모를 따라간 곳은 양화대교 남단 한강둔치였고,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철제박스 위에 돈뭉치를 올려놓으라는 것이 마지막 메모 내용이었다.

 
당시 철제박스 주변에는 강남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잠복하고 있었고, 이정진은 경찰과 의논한대로 진짜돈 10만원에다가 가짜돈 뭉치를 섞어서 신문지에 포장한 것을 철제박스 위에 올려놓고 돌아갔다.

그러나 형사들이 서로 무전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철제 박스 위치를 혼동했고, 그 사이에 범인이 돈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

당시 수사에서는 성문(聲紋)[3] 분석 결과 범인이 1명으로 추정되었지만 사람이 다닐 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에서 돈을 순식간에 가져가기 위해서는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범인은 2명으로 추측되었고 이는 수사 난항의 원인이 되었다.

이 실화 바탕으로 영화 그놈 목소리를 제작하여 흥행에 성공하였는데, 설경구 김남주강동원이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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