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위기’ 엇갈린 노사 ‘얼어붙은 마음의 앙금’

[코리아데일리 심민재 기자]

현대중공업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8일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처럼 네티즌들이 주목하는 것은 지난 7일 현대중공업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압도적인 반대표로 부결되면서 향후 전망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노조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만한 제시안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노조 역시 “지금 수준의 합의안으로는 다시 투표에 나서봐야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현대중공업 사태는 온통 먹구름이 끼어 있다.

▲ 추운 겨울 얼어붙는 현대중공업 해법은 멀고 갈길은 첩첩산중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총 1만6천762명의 조합원 중 93.26%인 1만5천632명이 참여한 찬반투표에서 찬성은 전체 투표자의 33.16%인 5천183명에 그친 반면 66.47%에 달하는 1만39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 같은 결과는 현대중공업 노사는 다시 협상에 나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뒤 이를 찬반투표에 올려야 하는 고민에 빠지기 때문에 향후 합의안 돌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노사는 협상 타결 시 상품권 또는 일정금액의 현금을 좀 더 얹어주는 것으로 합의안 문구를 조정해 재투표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경우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 상황이어서 이와 같은 수준의 조정으로는 다시 투표를 실시하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 한 관계자는 “반대표가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합의안으로는 임단협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난 7일 부결된 합의안도 7개월이 넘는 진통 끝에 나온 것인데 여기에 사측이 무엇을 더 챙겨줘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지난해 5월 임단협을 시작한 이후 7개월 동안 70여 차례에 걸친 노조와 교섭 끝에 힘겹게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현대중공업은 이번 투표결과가 부결되면서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는 권오갑 사장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의 지휘봉을 잡은 권오갑 사장은 임단협 합의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고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취임식도 생략한 권오갑 사장은 울산 본사로 내려가 비가 오는 날씨에도 회사 정문에 나와 조합원들에게 회사의 위기상황을 설명하며 노조 측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을 약속하는 등 임단협 협상 타결에 공을 들였다.

▲ 현대중공업 노조가 7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의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울산 본사를 비롯, 전국 19개 투표소에서 전체 조합원 1만7천여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를 받아들일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 후 개표를 하고 있다.
이러한 권오갑 사장은 매일 집중 교섭에 나서는 등 노조 측과 대화에 적극적이었다. 노조 찬반투표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출근길 공장 정문에서 직원들에게 ‘읍소 편지’를 건네며 찬성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정성은 무위로 끝났다.

반면,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이 된 배경은 무엇보다 임금 인상분 미흡과 지속된 부당한 대우 때문이라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가장 큰 원인은 임금 인상분이지만, 오랜 시간 지속해 온 회사 측의 부당한 대우 역시 한몫을 차지했다는 게 노조측의 설명이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부결될 경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노조에) 여론의 질타가 쏟아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반대표를 던지게 된 것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노조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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