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청와대 문건 유출·보고 과정 ‘권력 암투 아니다’
[코리아데일리 오경화 기자]
정윤회 문건의 실체가 검찰의 수사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이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문건을 반출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데 이어 청와대에서도 시중에 유출된 문건들이 회수된 과정을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회수 문건 대부분이 박지만 EG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관련된 동향보고서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사중인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출력해 가지고 나온 문건들을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한모 경위가 복사해 세계일보로 유출했다는 게 핵심”이라고 밝혀 박 경장의 형사처벌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검찰의 수사를 통해 드러난 문서 유출 경위는 한동안 묻혀 있던 문건 유출 문제가 세계일보가 지난달 28일 ‘정윤회 동향’ 문건을 보도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청와대는 보도 직후 특별감찰에 착수했고, 오 행정관을 상대로 사진의 출처를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오 행정관이 조 전 비서관을 문건 작성 및 유출에 관여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발표했지만 오 행정관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지난 5월 초 조 전 비서관은 박지만 EG그룹 회장 측근 인사 동향보고서 등이 세계일보에 유출됐다는 사실을 박 경정에게서 보고받았다고 한다. 조 전 비서관은 “(유출 문건이) 보도되면 큰일 나겠다 싶어서 박 회장과 세계일보 기자의 만남을 주선해 문건 사본을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건내용 대부분이 부인 서향희 변호사에 관한 의혹들이어서 박 회장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 회장이 직접 유출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하길 원했으나 “박 회장이 꼼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위보고서에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된 경찰관 중 누군가가 박관천(48) 경정이 작성한 문건을 절취해 대검 수사관을 통해 세계일보 조 기자에게 유출한 사실이 확인됐으니 빨리 회수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이날 세계일보가 ‘박 회장 측이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유출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정 비서관은 “박 회장과 일절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당시 오 행정관이 정 비서관에게 보고서·문건 사본을 들고 왔지만 권오창 공직기강비서관에게 가져가 공식 절차를 밟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파견 경찰관 전원을 조사하는 등 유출자를 찾아내려 했으나 오 행정관이 문건의 출처 등을 밝히지 않아 조사가 중단됐다.
정윤회 동향보고서가 박지만 회장의 부인 서향희 씨의 동향 보고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서향희 시의 동향이 새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