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청와대 문건 유출·보고 과정 ‘권력 암투 아니다’

[코리아데일리 오경화 기자]

정윤회 문건의 실체가 검찰의 수사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이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문건을 반출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데 이어 청와대에서도 시중에 유출된 문건들이 회수된 과정을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회수 문건 대부분이 박지만 EG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관련된 동향보고서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 서향희 변호사와 남편 박지만 회장
수사중인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출력해 가지고 나온 문건들을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한모 경위가 복사해 세계일보로 유출했다는 게 핵심”이라고 밝혀 박 경장의 형사처벌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 드러난 문서 유출 경위는 한동안 묻혀 있던 문건 유출 문제가 세계일보가 지난달 28일 ‘정윤회 동향’ 문건을 보도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청와대는 보도 직후 특별감찰에 착수했고, 오 행정관을 상대로 사진의 출처를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오 행정관이 조 전 비서관을 문건 작성 및 유출에 관여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발표했지만 오 행정관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지난 5월 초 조 전 비서관은 박지만 EG그룹 회장 측근 인사 동향보고서 등이 세계일보에 유출됐다는 사실을 박 경정에게서 보고받았다고 한다. 조 전 비서관은 “(유출 문건이) 보도되면 큰일 나겠다 싶어서 박 회장과 세계일보 기자의 만남을 주선해 문건 사본을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건내용 대부분이 부인 서향희 변호사에 관한 의혹들이어서 박 회장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 회장이 직접 유출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하길 원했으나 “박 회장이 꼼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한 박지만 씨 부부
경위보고서에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된 경찰관 중 누군가가 박관천(48) 경정이 작성한 문건을 절취해 대검 수사관을 통해 세계일보 조 기자에게 유출한 사실이 확인됐으니 빨리 회수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날 세계일보가 ‘박 회장 측이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유출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정 비서관은 “박 회장과 일절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당시 오 행정관이 정 비서관에게 보고서·문건 사본을 들고 왔지만 권오창 공직기강비서관에게 가져가 공식 절차를 밟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파견 경찰관 전원을 조사하는 등 유출자를 찾아내려 했으나 오 행정관이 문건의 출처 등을 밝히지 않아 조사가 중단됐다.
정윤회 동향보고서가 박지만 회장의 부인 서향희 씨의 동향 보고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서향희 시의 동향이 새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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