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급식 갈등을 겪고 있는 홍준표(왼쪽 맨 앞에 앉은 사람) 경남도지사와 박종훈(맨 오른쪽에 선 사람) 경남도교육감이 4일 오후 열린 경남도의회 본회의를 마치고 나서 서로 눈길을 피하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윤근 도의장은 힘겨운 듯 물을 들이켜고 있다.

[코리아데일리 이옥희 기자]

경남도의회서도 경남도와 경남교육청이 갈등을 빚는 '학교 무상급식 감사'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이 격돌했다.

여영국 노동당 소속 도의원은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는 제목의 5분 자유 발언에서 "전날 표명한 급식비 지원 중단을 홍 지사는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여 의원은 "소외되고 가난하고 어려운 서민 자제의 교육비 직접 지원 운운하며 홍 지사는 급식비 지원을 중단하면서 도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에 보장된 국가의 의무로 무상급식은 비교육적 차별을 해소하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 감사 거부를 이유로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는 홍 지사의 논리는 명분 쌓기요,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치 술수에 불과하다"며 "아이들에게 밥그릇 논쟁을 촉발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생각이 있다면 거둬 달라"고 여 의원은 요구했다.

홍 지사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지적하며 여 의원은 "홍 지사는 좌파 매카시즘에 사로잡혀 있다"고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좌파의 어젠다인 무상포퓰리즘 광풍에 휩싸여 선거에 나선 자치단체장들이 이를 거역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끌려 들어간 것'이라며 무상급식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홍 지사는 올렸다.

무상급식 갈등을 겪는 홍준표(왼쪽) 경남도지사와 박종훈(오른쪽) 경남도교육감이 4일 오후 열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함께 참석하고 나서 본회의장 앞에서 마주쳤지만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싸늘한 모습으로 피하고 있다.

여 의원은 "진정으로 아이들의 급식을 걱정한다면 홍 지사가 경남도는 교육청이 제안한 공동 감사를 수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맞서 5분 자유발언에서 새누리당 소속 이성애 도의원은 "경남도는 도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체하지 말고 애초 계획대로 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학교 무상급식 지원 예산에 대해 떳떳한 데 왜 두려워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경남교육청은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받은 만큼 떳떳하게 감사에 응하라"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그러자 여 의원은 신상발언을 요청, "도지사도 교육감도 비판할 수 있다, 자유발언은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다 "며 "그 말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니고 선조 속담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해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거친 말로 "이 부의장이 도지사 비서실 부대표냐"고 쏟아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상급식 갈등을 겪는 홍준표(왼쪽) 경남도지사와 박종훈(오른쪽) 경남도교육감이 4일 오후 열린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함께 참석하고 나서 본회의장 앞에서 마주쳤지만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싸늘한 모습으로 피하고 있다.

이 말을 들은 홍 도지사는 "말이 심하다. 정도껏 해야지…"라며 일시 퇴장하기도 했다.

또 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의석 곳곳에서 여언성을 높여 비난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이날 본회장에서 나란히 참석, 마주 보며 앉아 있었으나 눈길을 주지 않는 등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이 본회의가 끝난 후에도 마주쳤으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며 악수 없이 각각 도청과 교육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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