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아무 말도 없는데...반 총장, 대선주자 지지율` 압도적 1위

▲ 박인환 본사 대표

16년 12월 임기 만료때까지 가만히 놔둬야
개헌 이슈가 또 다른 변수될 듯
‘고도를 기다리며’와는 상황 다를 수 있어

또 ‘반기문’인가. 정치권이 뭔가 잘 돌아가기 않으면 늘 나오는 이름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유엔 사무총장이다. 임기는 2016년 12월까지다. 아직도 멀었다. 또 대한민국 정치권과 관계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왜 툭하면 ‘차기 대선주자 반기문’이 나오는가.

한동안 잠잠하던 ‘반기문을 기다리며’ 현상이 얼마전 또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여야 차기 주자 지지도를 조사했다. 예상대로 뚜렷한 선두가 없었다. 그저 오차 범위 내에서 지지세를 넓혀가는 형국이다. 1위는 18.1%를 얻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지했다.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5.7%),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13.2%), 김문수 새누리당 혁신위원장(7.7%),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대표(7.5%) 순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거의 동시에 발표된 한길리서치의 조사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후보군에 반 총장을 넣었더니 39.7%를 얻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박 시장(13.5%)이, 문 의원이 9.3%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김 대표(4.9%), 안 전 대표(4.2%),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2.4%), 김 위원장(2.3%)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반 총장이 여권 표를 상당수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반 총장이 유력 주자로 꼽히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가 차기 대권에 관심을 표명한 적도 없다. 최소한 공식석상에서는 없었다. 물론 앞으로 바뀔 수는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또 정치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현재까지는 그럴 입장도 아니고,그런 의사도 내비친 적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그가 임기를 마칠 때가지 그냥 놔두는 게 좋겠다. 국가를 초월해 세계평화문제를 다루는 사람을 특정국의 정치권으로 끌어들이는 게 정상은 아닌 것 같다. 또 반 총장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국내 여론조사기관도 참아주었으면 한다. 현재로선 출마가능성이 제로인 사람을 가상대결 조사에 집어 넣는 것은 조사의 기본에도 맞지 않는다. 그러니 조사대상에서 빼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이런 상황이 고정불변은 아니다. 앞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 중 개헌 이슈가 커다란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반 총장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

그러니 반기문은 기다리되 대권 논의는 그 때가서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사무엘 베게트가 쓴 ‘고도를 기다리며’와는 상황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반 총장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총장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때가지 기다리는게 우리 모두의 도리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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