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회초리를 정부 부처에 들었다. 일거에 참았던 화를 터뜨리는 듯한 모습이다.

24일 새누리당 지도부는 캐나다·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대책을 논의하는 당정 협의에서 장·차관들을 면전에서 질타했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먼저 회초리를 들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먼저 처리를 해야 할 텐데 정부가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우리가 먼저 정부에 대해 촉구하는 게 유감"이라고 협의회 모두에 지적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코 고는 것은 자기만 모르고 남은 다 알고, 귀에 소리가 나는 '이명'은 자기 혼자서 알고 남이 아무도 모른다"면서 "정부가 이명증이 있는 것 같다"고 대놓고 정부의 보고 및 소통 부재를 비판했다

이어 "FTA도 국회에 와서는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국회에 알리거나 보고하는 절차가 전혀 없어서 "시장이란 게 선점 효과가 중요한데 이제 와서 어느 나라가 먼저 될 것 같으니 '국회가 빨리해주세요'라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장·차관들을 이처럼 다소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강하게 몰아붙인 데에는 그동안 정부에 쌓인 감정도 적잖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세간에는 "여당이 청와대와 정부에 끌려다닌다"는 비판까지 있어 당내에 상당한 불만이 누적됐던 게 사실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주요 과제의 처리 계획을 세우고도 당에 미리 알리지 않거나 설명하지 않는 사례들이 있었다., .

김무성 대표는 최근 청와대와 공무원 연금 개혁의 시기 문제를 놓고 '온도 차'를 보이면서 "이 문제가 정권적 차원에서 꼭 성사시켜야 할 문제라고 아무도 이야기해준 사람이 없었다. 잘못된 일"이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감 종료 직후 예산과 법안 심의가 본격화되는 주요한 국면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군기'를 강하게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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