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호 KBS이사장

[코리아데일리 이상규 기자]

이인호 KBS 이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구 선생이 건국 공로자가 아니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에 대해 색다름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인호 이사장은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등에서 서양사학과 교수로 있었으며, 핀란드 대사와 러시아 대사를 역임했다.

한편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광복을 맞았다. 서울대학교 사학과 3학기를 마친 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1972년에 귀국했다. 귀국 후 고려대학교에서 7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서울대학교로 옮겼다.

대한민국에서는 불모지와 같았던 러시아 역사연구 분야를 개척했으며, 수많은 후학들을 육성했고, 서울대학교 러시아연구소를 만들어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사로서 주 핀란드 대사 및 주 러시아 대사에 봉직했으며, 그러한 공로로 2001년에는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2004년에는 〈비추미여성대상 해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교수 시절에는 진보적 성향을 보였다. 1980년대에는 학생 운동이 치열했는데, 러시아 혁명과 인텔리겐차의 역할에 대해 강의를 해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계열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역사문제연구소가 만들어질 때는 강만길, 김진균, 이만열 등 대표적인 진보 학자들과 함께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2005년 그의 할아버지 이명세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었고, 2006년 뉴라이트 계열 단체 교과서포럼에 이름을 올리면서부터 본격적인 변신을 하였다.

2007년 '광복절' 대신 '건국절'을 제정해 기념하자는 '건국6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의 공동준비위원장을 지냈고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범 김구에 대해 '대한민국 체제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2013년 ‘우 편향’, ‘친일 미화’라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지지하였고, 같은 해 9월에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교육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뿐 아니라 여타의 8종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검증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 러시아 한 행사장에 참석한 대사 시절의 이인호 이사장
민족문제연구소가 근현대사 진실찾기 프로젝트로 제작한 역사 다큐 ‘백년전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는데, 2013년 3월 청와대 원로 초청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백년전쟁’의 내용에 대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때 일을 많이 왜곡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문창극은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었다가 자진 사퇴하였는데, 이인호는 자진 사퇴의 계기가 된 문창극의 교회 강연에 대해 '보고 감동받았다. 이를 반민족이라고 하면 제정신이 아니고 마녀사냥이다. 비이성적이고 양심도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인호 이사장의 이런 행보 때문에 2014년 8월에 이인호가 KBS 이사장 후보에 내정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등 시민단체들은 2014년 9월 4일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인호의 KBS 이사 임명에 대해 '정상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인호 이사장이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한 평가는 평소 그녀의 주장해온 한 단명의 알환으로 역사학자로서의 소신을 밝혔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고증이 필요한 부분이다는 점이다.

한편 야당이 문제를 삼는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은 지난 2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한국방송 대상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독립을 반대한 분이기에 대한민국 공로자로서 그를 거론하는 게 옳지 않다"면서 "상해 임시 정부는 임시 정부로도 평가받지 못했고 우리가 독립국 국민이 된 것은 1948년 8월 15일 이후"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개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김구는 대한민국 체제에 반대하던 사람이라고 한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언론 인터뷰 내용을 지적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