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대통령 직속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의 2차 전체회의를 열 예정인 가운데 다시 급랭국면에 접어든 남북관계와 관련해 어떤 언급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이번 회의가 지난 8월 초 1차 회의 이후 통일준비위의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토론하기 위한 회의이지만 박 대통령이 14일부터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ASEM) 참석차 떠나는 이탈리아 순방 전 남북 현안에 대해 발언할 마지막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박 대통령의 언급은 최근 안갯속에 빠진 남북관계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대응 방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을 모은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위해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들을 통해 우리 측이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

▲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한국을 찾은 김양건 황병서 최룡해 북한 고위층
박 대통령도 이틀 뒤인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고위급 접촉이 단발적 대화에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의 정례화를 이뤄 평화통일의 길을 닦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 정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북한 경비정 1척이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서 우리 측 함정과 사격전이 벌어졌고 10일에는 북한군이 영내로 날아드는 대북전단을 향해 고사포를 발사해 우리 군도 대응사격에 나섰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의 방남으로 대화국면의 실마리가 마련된지 1주일만에 남북관계가 급격한 냉각기로 급반전한 것.

이와 함께 이달 말께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고위급 접촉도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미국의 조종과 남조선당국의 무책임하고 도전적인 처사로 북남관계가 파국의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특히 북남사이에 예정된 제2차 고위급 접촉도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고 주장하고 나오는 등 강경 기류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움직임이 도발과 유화의 반복순환 전략에 기반하고 있는 대남정책의 결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박 대통령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NLL 침범 하루 뒤인 지난 8일 레 르엉 밍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도발과 유화적 모습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견지해 온 대북 기조에 따라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 일련의 도발 속에서도 대화를 위한 노력만은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북전단에 총격으로 대응한 것은 초유의 일인데다 남측에 떨어진 총탄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도 위협받은 만큼 북한의 도발 행위에는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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