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관시 문화의 일종인 기업을 조사하는 학생들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중국의 관시문화는 ‘경쟁의 상황에서 남들이 쓰지 않는 반칙을 사용해 부적절하게 이권을 획득하는 문화...

중국어에 관계없다라는 뜻의 ‘메이관시’라는 말이 있다. 남의 일에 쉽사리 관심을 안 가지는 중국인의 특성을 이 메이관시라는 말이 잘 나타내준다. 반대로 중국에서ꡐ관시(關係)ꡑ는 대인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에서 흔히 하는 말로 관시가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쉽게 풀릴 수 있고 역으로 하찮은 일이라도 이 관시가 없으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민족성은 개혁․개방으로 많이 희석되고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오늘날의 중국인을 이해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최근에 중국에 대거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 중에 은근히 이 관시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그만큼 중국에서는 관시가 있어야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데 자기는 이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일종의 권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사람들의 인간 관계를 들여다보면 이 관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중국인들은 관시가 없는 사람이라면 굶어 죽든 얼어죽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관시가 형성된 사람이라면 간도 쓸개도 다 빼줄 정도로 잘해준다. 따라서 중국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이 관시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도는 것이다.

일단 관시를 통해 친구가 되면 중국 사람들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된다. 금전의 개념도 소홀해진다고 한다. 흔히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이 관시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따라서 중국을 알려면 이 관시를 살펴봐야 한다. 그들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고 그들을 움직이려면 관시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관시가 없으면 그 사람들 안으로 들어가기는 결코 쉽지 않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기업인들은 상부구조의 공산주의와 하부구조의 물적 토대로 제한적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반드시 힘있는 관시를 형성해야 한다.

여기서 관시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당 간부, 각 성의 성주, 공안국 즉, 우리의 경찰청 간부, 안정국 간부, 그리고 당이 운영하는 공사의 총경리들이다. 관시를 통해 기업인들은 우선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1년이 넘게 소요되는 10여 개의 허가증을 10일 이내 얻어 중국에서 기업을 할 수 있다.

또 외환관리가 엄격한 중국으로부터 약간의 비용만으로 대금을 지급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옛말이 되고 있다. 관시만으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성공의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는 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관시는 이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된 것이다. 세계에 문을 열고 있는 중국인들은 외국사람들이 자기들의 관시문화를 이용한다는 것을 잘 알게 된 점도 이유가 된다. 또 중국인들의 관시문화와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관시문화는 근본적으로 차이점이 있다. 차 한잔 마시고 몇 번 가족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했다고 해서 관시가 형성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로 오산이다.

중국인들의 관시는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상대방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내 보인 상황에서 형성되는 인간관계의 신뢰인 것이다. 따라서 어설프게 관시를 형성해 쉽게 진행해보려는 것보다 외국의 기업인으로서 중국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다음 사항에 유념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첫째, 중국 시장에서 유망할 수 있는 기술 즉, 중국의 현 경제 상황에서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기술력 있는 기업이 중국에서 대접받는다.

둘째, 관시로 영업한 기업은 더 힘있는 관시로 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체계적인 사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중국 속담에 “한 고객을 잃으면 그 지역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의심 많고 이기적인 중국인들에게 고객 한 명에 대한 평범한 실수는 엄청난 파급효과로 끝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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