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록 KB지주 전 회장

KB금융지주 임영록 전 회장. “모든 것 내려놓겠다”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KB금융지주 임영록 전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징계 무효소송을 취소하고 등기이사에서도 사퇴한 이후 금융권에는 임 전 회장 낙마시킨 배경과 그 원인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이는 유례없이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임 전 회장의 소송 제기 하루 만인 17일 임 전 회장의 해임을 전격적으로 의결하자, 일부에서는 임 전 회장이 이에 반발해 '해임 무효 소송'을 낼 거라는 관측이 나돌면 그 배경에는 여권의 모 정치인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임 전 회장은 금융위를 상대로 소송을 낸 명분이 “KB금융그룹과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것이었던 만큼 이사회의 해임 의결에도 강력히 반발하며 소송을 통해 회장 자리를 되찾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했다.

그러나 최근 KB금융지주 이사회의 해임 안에 반발해 해임 무효소송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임 전 회장이 오히려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고 밝힘에 따라, KB 사태는 완전한 해결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KB금융지주 이사회가 19일 서울 명동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명직 사외이사, 신성환 사외이사,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조재호 사외이사, 고승의 사외이사 . KB금융지주는 지난 17일 간담회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조직 안정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영록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해임하기로 결정했었다. KB금융지주는 차기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11월 14일로 예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직무정지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29일자로 취하키로 했다.

또 KB금융지주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임 전 회장의 소송은 금융위는 지난 12일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해 임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으며, 임 전 회장은 이에 강력히 반발해 금융위 상대의 징계 무효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발생된 문제였다.

임 전 회장은 법무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인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본안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취하하고,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을 제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고, 앞으로 충분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임 전 회장은 "KB금융그룹의 고객, 주주, 임직원 및 이사회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KB금융그룹이 새로운 경영진의 선임으로 조속히 안정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임 전 회장의 금융위 상대 소송 취하 및 등기이사 사퇴는 지난 16일의 소송 제기 못지않게 전격적인 결단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이사회의 회장직 해임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직은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해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임 회장이 소송 취하 및 등기이사직 사퇴를 결심한 것은 본인의 표현대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을' 만큼 마음의 정리를 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이 KB 사태가 수습국면에 접어들자 금융권은 임 전 회장을 동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그 배경과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하는 기류가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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