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불공정 행위가 주민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 주민을 공포로 몰아 넣은 지반 붕괴 사고가 아직도 처리가 안돼 주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영종하늘도시 일대 택지개발을 맡고 있는 LH는 지난 7월 말 중구 중산동에서 일어난 지반 붕괴 사고의 원인을 "인근 공사장의 흙막이 공사 부실 시공 탓"이라고 25일 밝혔다.

그러나 LH는 사고 원인 제공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른바 '신속한' 조치로 발을 슬쩍 뺀 모양새이기에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반 붕괴 직후 LH는 M건설 관계자를 불러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M건설에 있으며, 사고로 유실된 모든 시설을 원상보구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받았다.

이는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 인근 공사장 시공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 시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지난 28일 오후 영종하늘도시 신명스카이뷰 인근 도로가 붕괴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없고 신호등 하나가 쓰려졌다. 붕괴 규모는 폭 5m, 깊이 5m로 싱크홀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사진=인천소방안전본부 제공)
이에 대해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LH 등 관(官)이 관여된 공사에서 이런 식으로 각서를 받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면서 "관급공사를 따내려면 어쩔 수없이 각서를 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갑의 횡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측은 엉성하게 세워진 흙막이가 인근 공사장 터파기 공사의 충격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 일부가 유실됐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LH측 주장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터파기 공사 충격으로 흙막이가 무너졌다면 공사장 전체 흙막이가 내려 앉았어야 하는데 한쪽만 무너진 것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 당시 흙막이는 4개 면 중 한쪽 면만 무너졌다. 터파기에 의한 충격이라면 모두 무너지는 게 맞다"면서 "무너진 흙막이 쪽 지반에서 다른 힘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의 원인을 파악했던 J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자연적 싱크홀은 아니다"라며 "발생 원인도 무엇 하나로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터파기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해당 지역은 연약한 점토층에으로 가까운 곳에 상·하수관이 지나고 있다. 어떤 이유로 이곳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면 지반 하부에 변형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누수된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려면 상·하수관이 설계대로 시공 됐는지, 균열이 발생하진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상·하수관이 규정대로 시공됐지는 LH 측이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여러군데서 나오자 이 지역을 매립하고 개발한 LH가 책임 소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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