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땅 입찰 후폭풍,국민들 실망 갈수록 커져

▲ 박인환 본사 대표

현대차 ‘10.5조 베팅’ 제대로 판단한 것인가…의문 증폭
삼성전자 과연 살 생각이었나…하는 둥 마는 둥 인상 줘
입찰도 고도의 경영기법…1등 다운 모습 보였어야
“이 정도 밖에 못하나” 국민 시선 늘 의식해야

서울 삼성도 한전 땅 입찰 이후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뒷말도 많다. 그 대상은 물론 현대차 그룹과 삼성전자다. 무엇보다도 입찰 과정에서 보여준 두 대기업의 행태에 대해 국민들 실망이 무척이나 큰 듯하다.

“명색이 최고의 글로벌 기업인데 그 정도 밖에 못하나”하는 아쉬움이 깔려있고 그 이면에 는 허전함이 배어있다. 입찰도 고도의 경영 테크닉인데 과연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냐는 질책도 강하게 들어있다.

우선 현대차가 제시한 10조5천억에 대해 아직도 대다수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싯가의 3배나 많게 적어내면 그런 입찰은 누가 못하느냐는 것이다. “도대체 구체적으로 따져볼 건 따져보고, 판단할 것은 판단했느냐”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있다. 정몽구 회장의 ‘통 큰 결단’이라고 일부에서는 평가하지만 지금과 같은 초경쟁시대에 그게 결단이냐는 날 선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그 결과 현대차 시가는 요즘들어 5조원이 날라갔다고 한다. 국민연금도 현대차 등 3사 주식 탓에 7천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모비스 소액주주들만 1조4천억원 정도를 날린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에 최대의 문제 투성이 공기업으로 꼽히는 한전만 신이 났다. 마치 엄청난 눈 먼 돈이라도 생긴 듯한 분위기에 빠져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3사에 대한 투자심리와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는 주주들이 현대차 그룹의 핵심 경영진의 이번 결정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축구장 12개 크기의 한전부지는 감정가가 예상보다 높은 3조3천346억원이 나왔다. 그런데 현대차는 10조가 훨씬 넘게 적어냈다. 3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또한 시장의 응찰가격은 최대 5조원대까지 예상했다. 그러나 그것도 두 배나 넘었다. 예측이 아무 의미가 없다.

현대차측은 "통합 사옥건립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글로벌 경영계획, 미래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민들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삼성전자도 국민들의 질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록 입찰가는 적정 수준을 유지한 듯 하나 입찰에 임하는 자세는 결코 1등 기업답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우선 과연 낙찰받으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어쩡정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비난이 제기된다. 그저 우리는 낙찰과는 관계없이 적정가만 써내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장사가 무슨 올림픽이냐”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그럴 바엔 아예 참여하지 말았어야한다는 곧은 소리가 많다. 삼성전자는 5조원대 초중반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이제 개인 기업이 아니다. 국민의 기업이다. 우리 국민들은 현대차 가격이 외국보다 비싼 줄 알면서 산다. 아니 사주는 것이다. 캘럭시S도 마찬가지다. 중국 샤오미의 반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입찰은 고도의 경영 기법이다. 그 회사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경영의 축소판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 두 대기업은 국민에게 뭔가 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야했다. 전혀 그렇게 못했다. 건설 공사판 입찰도 이렇지는 않다.

두 대기업은 앞으로 상대를 의식하기 보다는 국민을 먼저 의식해야한다. 초등학생이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게 아니다. 이번 사태에서 정말 귀중한 교훈을 얻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그것도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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