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를 놓고 맞선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장남 이재용

[코리아데일리 강형모 기자]

감정액만 3조3천억원이 넘는 서울릐 마지막 황금 부지 한전부지를 놓고 17일 삼성그룹과 현대차 그룹이 회사명운을 건 대결에 나서 주목된다.

이날 경쟁입찰을 통해 18일 오전에 최종 낙점회사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경쟁에 두 그룹이 맞붙었다.

강남 삼성동의 하전부지는 축구장 12개 면적에 감정가격만 3조3,346억 원에 달하며 감정가가 3조3천억 원대이기 때문에 응찰가격은 4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많으면 5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는 “경쟁을 의식해 마냥 땅값을 올려 부르기에는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한전부지를 새로운 업무단지로 만들 경우 총 개발비가 10조 원 가까이 드는 반면, 수익은 8조 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계산으로 보면 2조 원대 적자가 나는 사업이기에 수익성 검토나 주주설득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자칫 '승자의 저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삼성과 현대차는 한전부지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자존심 경쟁은 시작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17일 마감되는 한전부지 입찰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확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각 계열사가 얼마의 지분으로 참여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가 각각 5:3:2의 지분율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단독으로도 인수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지만,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울의 마지막 황금 부지 한전부지(붉은 선안)
올 상반기 말 기준 현대차는 17조6천억원, 기아차는 5조7천억원, 현대모비스는 6조1천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알려진 내용에 의하면 현대차그룹은 16일 실무진에서 입찰 적정 가격 범위 등을 최고 경영진에 제시했으며 정몽구 회장도 17일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마감 전에 온라인을 통해 입찰가격을 써낼 예정이며 관련 서류는 별도 제출할 예정이다.

반면 또 하나의 경쟁업체인 삼성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 입찰 당일인 17일 오전에도 그룹 수뇌부와 계열사 사장단 등이 모두 함구로 일관, 결단의 순간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현대차그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 화제다.

삼성그룹은 이날 아침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수요 사장단회의를 예정대로 열었으나 회의에 참석한 그룹과 계열사 CEO들은 입찰 참가 여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삼성 측이 참가 여부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코멘트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 입찰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 한 관계자는 앞서 “대규모 사업 입찰에서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입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항을 사전에 알리는 것이 오히려 이례적”이라며 보안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주축으로 한전부지 개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가 이번 사업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개발 사업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부지를 자체 자금으로 사들이더라도 실제 개발은 외부의 재무적 투자자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전부지 입찰은 이날 오후 4시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입찰 시스템인 온비드(onbid.co.kr)를 통해 진행되며 최종낙찰자는 18일 오전10시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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