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강태오 기자]

"PD수첩' 싱크홀 공포, 누구의 책임인가?

9월 16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되는 'PD수첩'에서 싱크홀에 대한 안전 관리 및 현장 복구에 대한 시스템의 현주소를 파헤쳐본다.

지난 8월 5일, 송파구 석촌동 지하차도 입구 도로 한복판에 폭 2.5m, 깊이 5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조사단의 정밀조사 결과 지하차도 하부에 무려 6개의 동공이 존재함이 밝혀졌다.

발견된 동공 중에는 연장 80m의 거대 동공도 포함돼 있었고, 같은 시기 전국 각지에서 싱크홀이 무더기로 발생하며 싱크홀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서울시는 현재 도심에서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은 주로 석회암지대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싱크홀에 비해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높다. 도심을 덮친 싱크홀 공포! 불안을 만든 주범은 누구이고, 이에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는 누구일까?


▶ 거대 동공 은폐 의혹! 서울시와 삼성은 정말 몰랐던 것일까

지난 28일, 서울시는 동공 발생 원인으로 지하철 9호선 919공구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시공을 지목했다. 그리고 이번 석촌 지하차도에 발생한 싱크홀과 동공은 특별한 케이스이며 향후 시민들이 우려하는 대형 싱크홀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현재 전국에 확산돼 있는 싱크홀 공포는 지극히 과장됐다는 것.

시민들이 느끼는 싱크홀에 대한 공포, 정말 근거 없이 과장된 것에 불과할까.

하마터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석촌 지하차도 싱크홀 사태. 하지만 부실시공 책임이 있다고 지목된 삼성물산은 이번 일에 대해 ‘사고 발생 이전에는 동공의 존재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 1위,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는 삼성물산. 정말 동공의 존재를 알지 못했을까. 전문가들은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삼성물산이 공사 중 동공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해명에 비판적이다.

만일 알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고, 지하철 공사같은 대형 공사를 진행하면서 동공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해도 문제라는 것이다.

PD수첩 취재결과 삼성 측의 이 같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93년과 2000년, 부실한 지하 공사로 인해 이미 2번의 대형 인명사고를 유발시킨 바 있다.

사상 최악의 철도사고로 기억되고 있는 93년 ‘구포 열차 전복 사고’. 무려 78명의 사상자를 냈던 이 사고의 원인은 열차 운행선 아래를 통과하는 지하전력구 설치 발파공사로 인한 지반붕괴였다. 이 공사를 맡은 시공사는 당시 삼성종합건설이었던 삼성물산.

또한 2000년 대구 신남네거리에서 지하철 공사장이 붕괴되며 버스가 추락, 3명의 사망자를 냈던 사고 역시 삼성물산 측의 지하철 공사 ‘조잡시공’이 그 원인이었다. 이미 두 번의 사고를 경험한 바 있는 삼성물산. 하지만 이번 9호선 지하철 공사 원인에 대한 명확한 해명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서울시 역시,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얘기한다. 공사의 발주처이자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서울시. 사고 전, 동공의 존재를 알고 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번 9호선 공사의 경우 시공사측이 모든 책임을 지는 턴키 방식의 계약이기에,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삼성물산은 정말 석촌 동공의 존재에 대해서 몰랐던 것일까.

▶ 논란의 중심 제2롯데월드, 누가 불신을 키웠는가.

서울시는 석촌 지하차도 싱크홀과 동공의 원인이 9호선 지하철 공사라고 단정지었지만 잠실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싱크홀 발생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로 제 2롯데월드의 영향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면적 80만7686㎡, 지상 123층으로 설계된 롯데월드는 지하 6층 즉 37m바닥까지 터파기를 한 후 지어지는 초고층 빌딩으로 현재도 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또다른 요인은 석촌 호수. 제 2롯데월드 바로 옆에 위치한 석촌호수의 수위가 최근 현저하게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선 제 2롯데월드 터파기 공사를 하면서 석촌 호수의 물이 공사부지내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서대 토목공학과 박인준 교수는 "(보고서를)보시면 일일 석촌호수의 수위변화량과 제2롯데 지하수 유출량과 상관관계 나와 있죠. 1차 토공사 완료가 끝나면서 갑자기 이제 지하수가 많이 나오고 또 수위변화가 많지요"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 2롯데월드에 대해 사람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사전환경영향평가 부실을 지적한다. 2009년 롯데 측에서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본안 보고서에서 예측했던 지하수 유출량과 실제 유출량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최근 서울시와 롯데는 각각 제2롯데월드 관련 안전성 점검을 위한 조사팀을 꾸렸다. 그런데 PD수첩 취재결과, 새롭게 조사용역업체로 선정된 업체들과 서울시, 롯데건설 사이에는 수상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과연 숨겨진 이들의 관계는 무엇일까.

서울시와 롯데 측이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발주시킨 특별 조사용역 업체들! 이들에게 투명한 조사를 기대할 수 있을지 나아가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인지 'PD수첩'이 취재했다

 

▶ 안전을 위한 긴급복구인가? 원인 규명 없는 졸속복구인가?

싱크홀 발생에 대한 서울시의 대처는 어땠을까? 지난 8월 5일, 석촌지하차도 입구 싱크홀 발생 당시, 원인 규명이 되지도 않은 채 응급 복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틀 만에 복구한 지반이 다시 내려앉았고, 이후 거대 동공이 연속으로 발견되어 초기 사고조사의 부실함에 대한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제가 가서 보니 여기저기 동공이 있는 거예요. (원인을 밝히고 싶어도) 긴가민가해요. 동공에 흙을 덮었으니까요, 그걸 보고 어느 전문가가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원인이 없어져버렸는데...지금까지 그래왔잖아요. 무너지면 덮고 우면산도 그랬었잖아요. 무너지자마자 금방 복구 대처 들어가고..."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 -

지금의 ‘선 복구 후 조사’의 싱크홀 대처 방식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적폐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이같은 대응은 2011년 7월 당시 16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을 비롯해 여러 차례 이미 반복되어 왔다는 것이다. 우면산 산사태 직후, 서울시가 지반공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원인규명 보고서는 논란의 시발점이었다.

전문가와 유가족들에 의하면 사고 발생시각이 실제 산사태 발생시각과 달랐던 것은 물론 사고 당시를 누구보다 잘 기억할 유가족들에 대한 대면조사조차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 이러한 문제는 2차보고서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결국 기존에 있던 2차 보고서 뒤에 새로운 문건을 덧붙인 형태로 최종보고서가 마무리되는데....

이 뿐만이 아니었다. 복구공사마저도 토양의 특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복구공사가아닌 획일적 부실공사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달았다. 서울시는 왜 원인규명도 이뤄지기 전 복구공사를 강행했던 것일까.

복구공사 관련 선진시스템을 배우고자 2013년 8월, 홍콩GEO(지질공학기술소)와 업무협약을 맺어 3개월간의 연수도 떠났던 서울시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홍콩도 원인조사와 제 2차 피해를 막는 복구공사 중 어느 것을 먼저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복구공사를 진행을 하고 있고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홍콩GEO측으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렇게 답변을 받았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PD수첩은 홍콩GEO 방문을 통해 실제 홍콩에서 이뤄지는 산사태사고 원인규명, 복구공사 시스템을 취재했다. 홍콩GEO는 서울시 관계자의 말처럼 우리와 비슷한 사고대처방식을 가지고 있을까. 홍콩 현지 취재를 통해 서울시의 안전 관리 및 현장 복구에 대한 시스템의 현주소를 'PD수첩'에서 파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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