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경기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평가전에서 후반전 이동국이 역전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코리아데일리 심재민 기자]

한국 축구가 월드컵 이후 처음 치른 A매치 경기에서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의 활약에 힘입어 베네수엘라를 무너뜨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시원하게 털어냈다.

한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7분 역전 헤딩 결승골과 후반 17분 쐐기골을 잇달아 터트린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출전한 이동국은 A매치 100경기째 출전과 함께 역전 결승골과 쐐기골까지 작성하는 특급활약으로 '최고참 태극전사'의 저력을 증명했다.

또 이명주는 0-1로 끌려가던 전반 33분 귀중한 동점골로 A매치 10경기 만에 짜릿한 데뷔골을 작성, 브라질 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의 서러움을 날려버렸다.

베네수엘라와의 첫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은 최근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의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내년 1월 아시안컵 준비의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  이명주가 동점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은 8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이날 새로 선임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FIFA 랭킹 6위의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를 맞아 한국은 이동국을 공격의 정점으로 삼고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조영철(카타르SC)을 배치한 4-1-2-3 전술을 가동했다.

이명주와 이청용(볼턴)이 역삼각형 중원 조합의 전방에 나섰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의 중심이 됐다.

포백(4-back)은 김민우(사간 도스)-김영권(광저우 헝다)-김주영-차두리(이상 서울) 조합이 나선 가운데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맡았다.

오랜만에 화끈한 득점포가 이어지면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보여준 졸전으로 상심한 팬들의 가슴에 청량감을 안겨줬다. 한국이 이날 기록한 3골은 올해 치러진 10차례 A매치 가운데 한 경기 최다골이었다.

시작은 불안했다.

▲ 이동국이 후반 헤딩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전반 3분 만에 역습을 허용한 한국은 베네수엘라의 공격수 호세 살로몬 론도(제니트)의 단독 슈팅을 골키퍼 김진현이 '슈퍼 세이브'를 펼쳐 첫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21분 김진현의 골킥이 전방에 도사리고 있던 베네수엘라의 마리오 론돈(나시오날)에게 연결되는 실수가 벌어졌고, 론돈은 전진한 김진현의 키를 살짝 넘기는 로빙 슈팅으로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수에 잠시 상승세가 꺾이는 듯했던 한국의 힘을 불어넣은 주인공은 이명주였다.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명단에 모두 빠지면서 '비운의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명주는 전반 33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청용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면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맞고 흐르자 이명주가 정확한 슈팅으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꽂았다.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의 후반전은 '라이언킹' 이동국의 독무대가 됐다.

▲ 3-1로 승리를 거둔 한국선수들이 베네수엘라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선발로 나서 전반전 내내 이렇다할 슈팅을 보여주지 못한 이동국은 마침내 후반 7분 머리로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이동국은 김민우가 오른쪽 코너에서 차올린 코너킥을 골지역 오른쪽 구석에서 번쩍 솟아올라 헤딩으로 베네수엘라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동국의 A매치 31번째 골이었다.

이날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은 한 골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헤딩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지 10분 만에 이명주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수 발에 맞고 흐르자 이동국이 골대 왼쪽 구석을 겨냥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후반 막판 골키퍼 김진현이 골중 볼을 잡다가 상대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는 상황에서 격앙된 베네수엘라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신경전도 벌였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고 2골차 승리를 마무리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