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깃가와 관련이 없는 면세점의 모습

[코리아데일리 이경민 기자]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면세품그룹(CDFG)은 1일 하이난성 싼야시 하이탕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쇼핑단지 면세점’을 열면서 국내 업체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CDFG는 원래 연면적 1만㎡였던 이 면세점에 50억위안(약 8250억원)을 추가 투자해 규모를 7만㎡로 늘렸다. 국내 최대인 롯데면세점 본점(1만1200㎡)의 여섯 배가 넘는다. 화장품 매장 면적만 8000㎡로 축구장보다 넓다.

 
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은 지난해 매출 6조8000억원으로 세계 1위다.

그러나 주변국의 추격에 선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은 에르메스 샤넬 등 ‘빅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구매력이 약한 중소·중견기업보다는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한편 하이탕만 면세점에는 샤넬 등 최고급 명품을 비롯해 30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의류 패션잡화 향수 화장품 시계 보석 등을 취급하며 면세점 외에 식음료 사업장과 오락 시설을 갖췄다. 중국 면세점 산업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3%에서 2012년 6.0%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일본도 면세점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현재 5700여개인 면세점 수를 2020년까지 1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일본은 지난해 1036만명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을 2020년까지 2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정책 과제 중 하나가 면세점 확대다.

중국과 일본이 면세점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방문 목적을 조사한 결과 쇼핑이 72.8%로 1위였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쇼핑 장소는 명동(41.4%)에 이어 시내면세점(33.7%)이 2위였다.

주변국들의 면세점 육성은 국내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매출의 70%를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70%가량이 중국인이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이 정부 지원 아래 면세점 산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면세점 업체들은 사업 확장에 애를 먹고 있다.

 
국내 1, 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을 육성한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매장을 줄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7월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내놓은 데 이어 올 4월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포기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5월 청주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중소기업에 주기로 했다.

또 신규 매장을 확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관세법상 대기업 계열 면세점은 점포 수를 기준으로 국내에 있는 면세점의 60%를 넘을 수 없다.

국회에는 대기업 면세점 제한 기준을 면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에서만 주류와 담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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