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자에 국가 기간산업에 차질을 주고 있는 현대중공업

[코리아데일리 원호영 기자]

현대차는 노사분규로 현대중공업은 시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현대가 악재를 맞았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28일 6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해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노조는 26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제17차 임금교섭에서 회사 측이 제시한 일괄 협상안에 대한 수용을 정면 거부하고 쟁의대책위를 열어 생산 1, 2조 각 6시간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지난 22일 2시간짜리 1차 파업 때보다 투쟁 수위를 높인 노조는 이번 파업에서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함께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기아차와 계열사 지회 등 1만7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투쟁을 전개하기로 해 첨예한 노사 갈등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날 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성과급 300%+450만원, 목표달성 격려금 50%,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200만원 등을 노조 측에 제시했으나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을 반영하지 않으면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노조 반발로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노사가 25일과 26일 진행된 집중교섭에서 통상임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는 물론이고 현대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계열사 노사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03년 불거진 비정규직 문제도 당면한 과제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비정규직 노조가 만들어진 2003년부터였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만2000여명이 구조조정되는 아픔을 겪은 정규직 노조는 2000년 사측과 ‘완전고용합의서’를 체결했다. 공장 전체의 사내하청 비율을 16.9%까지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노조가 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해 사측이 사내하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해준 셈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정규직과의 차별 문제가 부각되면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 현대는 28일 상장사 1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이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자동차 본사 현관
특히 현대중공업, KT, 에쓰오일 등 3개사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 기업도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것.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사 매출 상위 100대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상반기 개별 기준 영업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체 매출은 441조 6095억원으로 작년의 445조 8408억원보다 0.9%, 금액으로는 4조 1313억원 감소했다.

또 영업이익은 작년 29조 8266억원에서 올해 27조 2047억원으로 8.8%(2조 6220억원)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율이 6.7%에서 6.2%로 0.5%P 하락했다.

조사 결과 1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2개사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하락했고, 적자를 낸 곳도 작년 11개사에서 올해 15개사로 4곳이 늘었다.

조사대상 기업 중 KT와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KT는 매출이 작년 9조 1497억원에서 올해 8조 9033억원으로 2.7%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작년 4293억원의 흑자에서 올해 90341억원의 적자로 돌아서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추락했다.

조선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매출이 작년 12조 천717억원에서 올해 11조 845억원으로 9.7% 급감한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791억원 흑자에서 8707억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매출이 작년보다 0.2% 늘어난 15조 21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4267억원 흑자에서 올해 74억원 적자를 기록, 지난 1998년 쌍용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 적자를 냈다.

이들 외에도 삼성전기, 한진중공업,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은 매출이 급감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또 현대미포조선이 작년 336억원이던 적자가 올해 3198억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삼성SDI, 쌍용자동차, 아시아나항공,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한항공, GS건설은 2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흑자 규모가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 곳도 속출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731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 656억원으로 무려 91% 급감했으며, 현대로템, LG디스플레이, 삼성테크윈, 금호산업, 한화케미칼은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하면서 반토막이 났다.

대림산업, 효성, 하이트진로, E1, 금호석유화학 등은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40% 이상 감소했고, 롯데하이마트, 롯데케미칼, 유니온스틸은 전년 대비 30% 이상 흑자 규모가 줄어들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개별 기준으로 매출이 작년보다 5.2% 감소한 73조 1739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11조 49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실적(151개사)은 매출이 전년 대비 3.9% 감소한 106조 286억원, 영업이익은 14.4% 줄어든 15조 6761억원에 머무르는 등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하락했다.

▲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는 매출이 전년보다 4.8% 늘어난 22조 1775억원, 영업이익은 17.1% 증가한 2조 2447억원을 각각 기록해 나름 선방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이 돋보였다. LG전자는 매출이 전년보다 7.2% 늘어난 15조 3594억원,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86.9% 급증한 3283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SK하이닉스도 매출이 전년보다 13.5% 상승한 7조 5327억원, 영업이익이 60.1% 증가한 2조 990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보였다.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 CJ제일제당, KCC, 아모레퍼시픽 등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을 기록했다. 작년에 적자를 냈던 삼성엔지니어링, OCI, 팬오션 등 3개사는 올 상반기에 흑자로 반전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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