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손민주 기자]

잉크하트가 화제다.

영화 '잉크하트-어둠의 부활'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전 세계에서 제대로 대박을 터뜨렸던 제작사 뉴라인 시네마의 새 판타지 시리즈 1편이다.

뉴라인 시네마는 '반지의 제왕'으로 대중과 평단 양쪽의 지지를 받았던 과거의 영광을 되돌리려 2007년 '황금나침반'을 만들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새로 내놓은 것이 코넬리아 푼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3부작 '잉크 하트'다.

그러나 책속의 인물들이 현실 세계로 툭 튀어나오고 이야기가 현실화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의 '잉크 하트'는 유리한 출발점에 섰으면서도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는 못했다.

제본사 모(브랜던 프레이저)는 소리 내어 책을 읽으면 그 속의 인물들을 현실로 불러내는 초능력을 가진 '실버통'이다.

모는 이 사실을 모르고 9년 전 어린 딸 메기에게 '잉크하트'라는 책을 읽어주다가 책 속의 인물인 어둠의 제왕 카프리콘과 불을 다스리는 마법사 더스트핑거를 현실로 불러낸다. 그와 동시에 아내 리사는 책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카프리콘은 현실 세계를 마음에 들어하고, 다시는 소설 속으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잉크하트'를 가지고 종적을 감춘다. 모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딸 메기(엘리자 호프 베넷)와 함께 '잉크하트'의 다른 출간본을 찾아헤매고 9년 만에 책을 찾아내지만 카프리콘의 방해에 부딪친다.

'잉크하트'이 호소할 수 있을 만한 관객층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다. 서로를 끔찍이 위하는 가족이 있고, 주인공들 모두 열성적으로 책과 이야기를 사랑한다. 신나는 모험 끝에 가족애를 확인하는 줄거리 역시 교훈적이다.

'신밧드의 모험', '오즈의 마법사', '라푼젤' 등 동화 속 주인공이 눈앞에서 걸어다니는 환상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도시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은 매혹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족용임이 명백한 만큼 '반지의 제왕'과 같은 웅장하고 압도적인 서사에 선악의 경계와 인생의 명암을 넘나드는 복잡미묘한 이야기, 매력적인 중간세계 캐릭터들을 기대하는 성인 관객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기 쉽다.

'잉크하트'에서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대사 하나하나는 지나치게 교과서적이라 오히려 인간적이지 않다. 이야기에는 복선이나 상징성을 찾아보기 힘들고 어린이용 동화만큼이나 쉬운 권선징악의 구성으로 흘러간다.

주인공들을 방해하는 악의 세력은 너무 어리석고 허술해 매력이 없고 어둠의 절대악조차 섬뜩함과는 거리가 멀다. 헬렌 미렌이 연기한 메기의 이모할머니, '잉크하트'를 쓴 작가 등 더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조역들도 단순한 조력자에 그쳤다.

한편, 이 영화는 21일 오후 4시 20분부터 채널 CGV에서 방영해주며 이목을 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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