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영나온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코리아데잉리 이규희 기자]

한국 땅 밟는 순간부터 소탈·낮은 행보 온화한 미소로 환영인사들과 일일이 악수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등의 기내 영접을 받은 뒤 트랩을 천천히 내려와 역사적인 한국 방문의 첫발을 내디뎠다. 역대 교황으로는 세 번째로 한국 땅을 밟았다.

10시 16분 예정보다 10여분 가량 일찍 도착한 교황은 환영단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소형차량 쏘울을 타고 숙소인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으로 이동했다.

교황은 숙소인 주한 바티칸 대사관에서 여장을 풀고 개인미사 시간을 가진 뒤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 본격적인 방한 일정을 시작한다.

흐린 날씨 속에 트랩 아래에서 기다리던 박근혜 대통령과 교황은 환한 미소로 함께 만나 악수를 했다.

이어서 교황을 환영하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며 세계 가톨릭 교회 최고지도자인 교황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교황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초등학생 남녀 화동(花童) 2명이 꽃다발을 건네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어 교황은 박 대통령과 나란히 의장대 사열을 받은 뒤 정부 주요 인사과 주교단, 평신도 환영단의 영접을 받았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교황을 보기 위해 도로변에 기다리고 있던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열한 시간이 넘는 긴 비행에도 교황은 환영 행사 내내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환영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특히 중고등학생과 어르신 대표, 결혼을 앞둔 예비 신자를 비롯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새터민, 이주노동자, 범죄피해자 가족, 시복대상자 후손, 외국인 선교사, 수도자 대표 등 소외 계층과 일반 평신도 32명의 영접을 받았다.

불필요한 의전을 원치않는 교황의 뜻에 따라 이날 공항 환영행사는 간소하게 치러졌다. 박 대통령이 직접 교황을 영접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특별한 환영행사가 없었다. 모두 검소하고 소탈한 교황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은 1984년 역대 교황으로는 처음 한국을 찾은 요한 바오로 2세가 김포공항에서 땅에 입을 맞췄던 것처럼 화려한 제스처도 없었다.

이에 앞서 교황은 전날인 13일 로마공항에서는 검은색 여행 가방을 직접 들고 비행기 계단을 올랐다. 전 세계인들의 시선은 이날 일제히 서울공항에 쏠렸다. 각국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국내 방송들은 이날 오전 교황의 서울공항 도착 장면을 일제히 생중계했으며 통신, 신문 등 주요 매체들도 교황 방한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다.

환영행사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신자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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