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이목지신'은 중국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위정자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도 국가의 정책을 신뢰한다는 뜻이 8일 네티즌 사이에 화제다.

이 말의 유래는 상앙(商鞅)은 전국 시대 진(秦)나라의 명재상이었으며, 제자백가(諸子百家)의 한 사람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법치주의를 표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책을 적극 추진하여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이룩하는 데 주춧돌을 놓은 정치가였으며, 그 때문에 진나라 군주인 효공(孝公)의 공경과 신임을 받았다.

상앙은 법치주의자답게 법의 제정이나 시행에 매우 신중한 면모를 보였는데, 한번은 법을 제정해 놓고도 얼른 시행하지 않고 뜸을 들였다. 효공이 그 까닭을 묻자, 상앙은 이렇게 대답했다.

“법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백성들이 조정을 믿고 잘 따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여 사람들이 그 법을 우습게 알거나 잘 모르거나 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을까, 그것을 신중히 생각하는 중입니다.”

상앙은 그런 이유로 고심하던 나머지 하나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다음날, 도성 남문 근처에는 높이가 석 장[三丈(삼장)]에 이르는 커다란 나무 기둥 하나가 세워졌다. 그리고 옆에는 다음과 같은 방이 붙었다.

 
누구든지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겨 놓는 사람한테 십 금(十金)을 주겠노라.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고, 아무도 선뜻 나서서 옮기려고 하지 않았다. 우선 나무가 크고 무거워 보이기도 했거니와, 그것을 옮긴다고 해서 상금을 틀림없이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반응을 지켜 본 상앙은 다음날에는 상금을 올려서 방을 바꾸어 붙였다.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한테 오십 금(五十金)을 주겠노라.

이번에는 사람들의 반응이 달랐다. 상금이 상당히 많이 붙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운께나 쓰는 사람 하나가 달려들어 나무 기둥을 둘러매고는 낑낑대며 북문까지 옮겨 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호기심에 차서 그 뒤를 줄레줄레 따라갔다. 마침내 나무 기둥이 북문에 도착하자, 상앙은 약속대로 그 남자에게 오십 금을 내주었다.

그런 다음 드디어 법령을 공포했다. 그러나 백성들은 조정이 약속한 바는 틀림없이 지켜진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법에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조문의 내용들이 너무 엄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행 일 년 동안에 새 법령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사람이 1천 명을 넘었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법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따라야만 하겠구나.’

상앙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마침 태자가 그 법을 어겼다. 상앙은 옳다구나 하고, 법에 따라 태자의 태부(太傅)를 참형에 처하는 한편 태사(太師)는 칼로 이마를 째어 글자를 새기는 경형(鯨刑)에 처했다. 이러한 처벌을 본 백성들은 겁이 덜컥 나서 법을 잘 지키게 되었다.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나자 백성들은 법에 익숙해져 오히려 만족스러워했고, 남의 물건이면 길바닥에 떨어져 있어도 줍지 않았으며, 도적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뿐만 아니라 강력한 제도의 지원 덕분에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한결 윤택해졌다.

이말이 주목을 받는 것은 SAC(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입법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오는 9일 오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일정을 조율해 달라는 신 의원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 관계자는 8일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는 성어를 언급하며 "(신 의원이) 약속한 날짜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고 기다리겠다"고 말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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