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이상규 기자]

홍성담 작가가 '세월오월'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출품키로 하면서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 작가는 8일 오전 광주 동구 남동 메이홀 갤러리 4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전에 출품할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원본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홍 작가는 '허수아비'로 묘사해 논란이 일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위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닭 그림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작품을 수정, 이날 오후 광주비엔날레 측에 작품을 출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급장도 가렸다.

'세월오월'은 5·18 당시 활동했던 시민군과 주먹밥 아줌마가 '세월호'를 바다에서 들어 올리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시키고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묘사했다.

또 노란색 비옷을 입고 유모차를 앞세운 시민들이 '가만있지 마라'라는 펼침막을 들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모습도 묘사돼 있다.

이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 등이 웃고 있는 모습도 담았다.

이 작품에 대해 광주시가 "작가들의 창작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하지만 '세월오월'는 그림 일부 내용이 사업계획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별전 전시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광주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시는 "전시여부에 대해 광주비엔날레재단의 전문가 판단에 맡기겠다"며 불허 여부에 대한 판단을 비엔날레 측으로 넘겼다.

이에 대해 광주비엔날레는 홍 작가가 작품을 출품하는 대로 2014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전 전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재단 내부에서도 작품 전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어 '세월오월' 작품 전시 불허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한 관계자는 "닭 그림을 덧붙이는 방식을 작품의 수정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작품이 도착한 뒤 전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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