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식품관에서 고객이 수입산 체리를 고르고 있다

[코리아데일리 이경민 기자]

국내 과일 시장에는 체리 망고 등을 앞세운 수입 과일의 공세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값이 비싸거나 구하기 어려워 가끔 맛이나 보던 ‘외제’ 에서 이제는 국산 과일이 차지하고 있는 주류의 위상까지 넘보는 위협적인 존재가 됐고 당국 입장에선 국내 과수 농가의 수익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체리는 지난해 수입액 기준으로 4년 전보다 3.5배, 망고는 무려 6배 이상 늘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여름 과일 매출액은 체리가 전년보다 86.7%나 급증한 반면, 국산 여름 과일의 대표 주자인 수박과 참외는 각 마이너스(-) 16.8%, -23.8%에 그쳤다. 수입 과일이 국산 과일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 과일 돌풍의 가장 큰 원인은 자유무역협정(FTA)때문이다.

지난해 과일류 수입은 FTA 체결 이전인 2003년 대비 금액 기준으로 3.3배(2억8,600만달러→9억2,900만달러)에 달한다. 연평균 12.5%에 달하는 가파른 상승세다. 특히 미국(37.9%) 아세안(35.5%) 칠레(17.6%) 등 FTA 체결국가로부터의 수입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

게다가 올해는 미국에서 체리, 필리핀 등에서 망고 등이 풍작이 나면서 물량이 늘어난데다 가격마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농협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체리 주산지인 워싱턴주의 생산량은 작년보다 18%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이 체리 수출의 17% 정도를 차지하는 한국에 대한 공세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일부 국산 과일은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배(2010년 30만8,000톤→지난해 28만2,000톤) 단감(2010년 18만톤→지난해 16만톤) 포도(2010년 30만5,000톤→지난해 27만8,000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시장의 흐름에 대해 정부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쌀 시장 개방, 한중 FTA 등 농심(農心)을 자극할만한 사안이 많은데 수입 과일 소비 증가가 자칫 FTA 반대 논리로 사용될까 봐 걱정이고, 한편으로는 국내 과수업계의 형편도 살펴야 하기때문이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국산 과일의 생산 면적, 생산량에 아직 큰 변화가 없고 가격도 안정적인 편이지만 수입 과일 소비가 계속 증가하면 수출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