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에볼라 국내 전염 차단 위한 모의 훈련.

[코리아데일리 이상규 기자]

정부는 4일 세종청사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가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창궐, 대규모 사망자를 내며 치사율이 70%인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정부는 3일 추경호 국조실장 주재의 국정상황전략회의에서 긴급회의를 연 것.

이 자리에서 정부는 ▲ 해외 여행자 안전 및 현지 교민 대책 ▲검역 강화 및 감염 예방 대책 ▲ 대국민 설명·홍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4일 질병관리본부 한 관계자는 "에볼라출혈열은 호흡기 전파가 아닌 혈액이나 체액의 밀접한 접촉에 의해 전파되므로 감염된 환자의 체액이나 혈액과의 직접접촉,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 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예방법을 설명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로 하는 등 우리나라도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에 만전의 대비 태세를 갖추었다.

이에 앞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3국에서는 치사율이 무려 70%에 이르는 모두 1201명의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해 672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질병관리본부는 에볼라출혈열 발생국인 아프리카 기니 및 주변국가로 출국하는 해외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우리나라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개최 예정인 국제행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덕성여자대학교가 4일부터 15일까지 개최 예정인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를 취소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도 하다.

▲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해외여행 중 홍역에 감염된 여행객이 늘면서 국내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열감지기를 통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에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입국 금지 강력하게 요구한다"라는 글이 올라와 수천명이 서명에 동참하는 등 점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덕성여대가 개최하는 세계대회에는 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32개국 대학생 500여명이 참가한다. 아프리카에선 11개국 2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덕성여대는 일단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나이지리아 학생 3명의 초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UN과 함께하는 세계대회인 만큼 발병지가 아닌 지역의 학생들까지 입국을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덕성여대는 아프리카인 참가자들이 입국시 에볼라 감염 검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했다.

이밖에 오는 13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될 예정인 세계수학자대회(ICM)에 대한 우려도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라는 주제 아래 전세계 100개국 5000명의 수학자들이 오는 21일까지 9일간 한국을 찾는다. 참가자 중에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학자 10여명을 비롯해 아프리카인 수백여명이 방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에볼라바이러스 공포분위기는 여행사, 봉사단체, 기업체로까지 퍼지고 있다.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펼칠 예정이던 선교단체 '굿뉴스의료봉사회'는 서아프리카 국가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여행업체 한 관계자는 "서아프리카는 사실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 아니라 큰 영향은 없다. 다만, 에볼라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분들의 문의전화가 많아졌다. 이 같은 공포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여행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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