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고인이된 최진실이 주연한 영화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코리아데일리 지영은 기자]

27일 (일) 밤 11시에 방영된 EBS 한국영화특선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은 지금은 고인이 된 비운의 여인 최진실의 애잔한 사랑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1991년 원작 유우제의 작품을 장길수 감독이 연출하고 최진실이 출연 한 이 영화는 한국전쟁 이후 해외 입양이 시작된 지 당시 40년이 넘은 시점에서 그때까지 방치돼 오던 해외 입양아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입양아를 수출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모순을 설득력 있게 꼬집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영화다.

▲ 영화 포스터
장길수 감독의 특기를 가장 잘 살린 작품 중 하나로 대부분이 스웨덴 현지 로케이션으로 이루어지고 배역도 현지에서 캐스팅된 이 영화 촬영을 위해 당시 최진실은 스웨덴에 가서 외국어 대사로 연기를 했고 표정 연기와 뛰어난 감정 묘사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인기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MBC-TV 특집극이 방영된 지 1년 만에 완성되었다. 시청자들의 수잔 브링크에 대한 동정의 마음과 추석에 맞춰 개봉되어 관객 동원(16만 3,000명)에서 비교적 성공했다. 그 뒤 수잔 브링크의 행보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MBC-TV는 1990년대 중반에도 수잔 브링크의 삶을 다시 한 번 담아 방송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수잔 브링크. 본명은 신유숙. 63년 12월 20일생. 그녀는 6.25의 와중에서 실향민으로 부산에 정착한 부모의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인쇄소 직공이던 아버지가 1965년 한강에서 수영 중 심장마비로 익사한 후 삯바느질로 연명하다 가난을 못이긴 어머니는 막내인 유숙을 입양시키기에 이른다.

▲ 영화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의 실재 인물인 스잔 브링크(신유숙·좌측)가 향년 46세의 나이로 암으로 사망했다. 당시 영화주인공역은 고 최진실씨가 역할소화해 화제가 된 영화다 (고인의명복을빕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1년이 지난 1966년 가을이었다. 네살짜리 소녀는 이유도 모르는 채 스웨덴의 항구 도시 노르쉐핑에 도착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유숙의 험난하고 힘겨운 삶이 시작됐다.

낯선 환경과 생소한 모습의 사람들, 그들 사이에서 느껴야 했던 소외감, 친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자아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갈등과 고통 속의 나날들. 그녀의 유년은 양모의 차별과 가혹한 매질, 욕설을 받으면서 시작되었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지 못해 열세살 때 첫 번째 자살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치고 만다.

▲ 영화의 한 장면
18세가 되었을 때 집을 나와 여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한국의 친모를 찾았으나 모든 노력이 무위로 끝나 버리고 더욱 큰 절망에 부딪친다.

그런 절망 속에서 방황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한 남자와의 동침 끝에 임신을 하게 된다. 18세의 미혼모로 힘겨운 생활을 하던 중 한 청년을 만나 모처럼 생의 행복을 맛보게 되지만 친구인 에리까란 혼혈 처녀에게 사랑마저 빼앗겨 버리고 절망 속에서 두 번째 자살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친다. 이러한 시련 속에서 종교의 힘에 의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 영화의 한 장면
이런 이유로 종교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에 의해 아이도 키우고 공부도 하는 힘겨운 생활을 강한 의지로 이겨내고 드디어 스물네살에 웁살라 대학 종교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대학 3학년 때인 89년 늦가을, 우연히 한국의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기획한 해외 입양아 특집 프로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친모를 찾게 된다.

가족들과의 상봉을 통해 커다란 행복을 느꼈으며 이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그 모든 고통과 가혹스럽던 운명마저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이른다는 슬픈 내용을 최진실 특유의 애잔한 연기로 영화 팬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해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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