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김효연 기자]

7월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캐릭터 설정이나 이야기가 돋보이는 영화는 아니다.

섹스 중독자를 소재로 한 영화는 많을뿐더러 연인에게 말 못할 비밀을 가진 주인공 역시 익숙한 이야기다. 하지만 ‘땡스 포 쉐어링’은 인물들이 설정에 파묻히지 않고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매력 있다.

중독이나 연애의 특수성을 이용하기보다 캐릭터의 일상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땡스 포 쉐어링’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유쾌하고 정감 있게 담아낸다.

각 인물에게 고르게 분배된 안정적인 이야기 구성은 관객이 인물의 상황에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심리적 거리감과 관객이 인물에 대한 공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친밀감을 동시에 조성한다. ‘땡스 포 쉐어링’은 섹스 중독자의 특별한 이야기나 감동 대신 그들의 일상을 편견 없이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섹스중독자 치유 모임 참가자들의 개별 사연을 따라간다. 10년째 모임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팀 로빈스)는 알코올중독에 이어 섹스중독까지 겪으며 삶과 가정이 파괴될 지경에서 극적으로 회생한 인물이다.

모임에서는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지만 정작 아내와 아들은 그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크다. 8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 마이크의 아들은 드러내놓고 아버지를 위선자라고 비아냥거린다. 마이크는 스스로를 치유하기에 바빠 가족들의 마음까지 돌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마이크를 모델로 삼아 5년째 치유 중인 아담(마크 러팔로)은 사회적 성취도 이루었고 인품이나 교양도 나무랄 데 없는 매력적인 남성이다.

▲ 영화 스틸
그럼에도 섹스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과의 교제를 피하다가 운명적으로 피비(기네스 팰트로)를 만난다. 애정표현에 과감한 피비는 아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혹시라도 옛 버릇이 되살아날까 두려운 아담은 피비의 접근을 피하고 둘은 오해가 쌓여 이별하게 된다.

직장 상사를 몰래 촬영하다 병원에서 해고된 의사 닐(조시 게드), 친구 아버지와 관계를 맺어 친구를 잃은 디디(핑크)도 모임의 일원이다.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때론 감시하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모든 중독이 그렇듯 오랜 세월을 인내하고 절제해도 어느 순간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10년을 수행하듯 살아온 마이크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번 무너졌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재빨리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보여 주목된다.

한편 “감정은 아이와 같아서 너무 풀어줘도 안 되고 너무 억눌러도 안 된다”는 마이크의 말처럼 절제를 위해서는 이 영화를 보는 동안 긴장이 필요하다.

주인공들처럼 섹스중독은 아니라도 현대사회의 거의 모든 인간은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다. 완벽해 보이는 피비도 사실은 운동중독이자 외모에 대한 강박에 갇힌 인물이듯이 누구나 한 군데쯤은 중독된 부분이 있다. ‘땡스 포 쉐어링’은 제목에서부터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의미를 이 영화를 보고난 뒤 의미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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