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에 0-3으로 패한 후 스콜라리 감독의 표정(사진출처= 데일리 메일)

[코리아데일리 심재민 기자]

브라질축구대표팀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결국 경질됐다. 

AP통신을 비롯해 영국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유수의 해외언론들은 15일(한국시간) "브라질축구협회가 성명을 발표하고 월드컵 성적의 책임을 물어 스콜라리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성명서에서 호세 마리아 마린 브라질축구협회장은 "스콜라리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노고는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그들은 브라질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 "스콜라리 감독의 사임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이는 형태는 스콜라리 감독이 스스로 물러난 것이지만 누가 봐도 경질이다. 스콜라리 감독은 그동안 모든 것을 축구협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람들이 오직 한두 경기 결과를 놓고 비판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재임기간 전체를 평가해야 한다"면서 쏟아지는 비난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브라질축구협회의 경질 결정에 따라 후임 감독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994미국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카를로스 알베르토 페레이라 감독과 클럽에서 성공을 확인한 무리시 하말류(59) 코린치안스 전 감독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 통신은 "이 외에도 브라질축구협회는 펩 과르디올라(43·) 바이에른 뮌헨 감독과 호세 무리뉴(51·포르투갈) 첼시 감독까지 폭넓게 접근 중"이라고 전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스콜라리 감독은 자국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우승 청부사'의 임무를 띠고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우승이 아니면 의미없다'는 자국 축구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전임 마누 메네제스(52) 감독의 신뢰가 부족했다.

브라질축구협회는 월드컵을 2년 앞둔 지난 2012년 11월 메네제스 감독을 해임하고 새롭게 스콜라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브라질월드컵 종료 시점인 올해 7월까지를 계약기간으로 삼았다.

스콜라리 감독의 낡은 전술은 월드컵에서 안 통한다는 우려의 시선이 제기됐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던 브라질축구협회는 결국 2년 여를 앞두고 대업을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브라질이 이번 월드컵에서 거둔 최종 성적은 4위로 3·4위 결정전까지 총 7경기 동안 3승2무2패를 거뒀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의 고민을 안았던 브라질은 2선 공격수인 네이마르(22·FC바르셀로나)의 개인기에 의존한 플레이에 연연했다.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와 득점없이 비긴 것도, 칠레와의 16강전에서의 1-1 무승부(승부차기승은 무승부)의 과정에서는 특별한 전술도, 브라질만의 특유의 공격 축구도 자취를 감췄다.

급기야 독일과의 4강전에서는 각종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기며 1-7 대패를 안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던 네덜란드와의 3·4위 결정전에서도 0-3으로 완패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지난 2012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뒤 A매치 29경기에서 19승6무4패를 거뒀다. 그 중 2패가 월드컵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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