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을 주고 받는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대표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승패 기준을 놓고 여야가 저마다 '엄살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재보선 승패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선거결과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선거 직전까지 여야 지도부의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어려운 선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총선, 대통령 선거,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이번 15개 지역을 분석해보면 3번 모두 이긴 지역은 5곳에 불과하다"며 "이미 적신호가 상당히 들어와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들이 얼마만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느냐 또는 국민 여러분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전체적으로 다 어렵지만 우리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곡성·순천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나름대로 선전을 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며 "이 수석이 그동안 호남지역 내 우리 당의 지지세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결실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엄마의 심정으로 아이와 대화를 하는 나경원 서울동작을 후보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원내 과반 의석 확보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무성 의원 등 당대표 후보들도 과반의석 확보를 이번 재보선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현 의석수 147석에서 4곳 이상에서 이겨 과반인 151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공천헌금 의혹으로 제명된 무소속 유승우 의원과 국회법에 의해 당적을 내놓은 정의화 국회의장 등 2명이 사실상 새누리당 소속이란 점을 감안하면 과반을 위한 확보를 위한 필요 의석은 2곳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선 유력 지역으로 부산 해운대·기장갑, 울산 남을, 충북 충주 등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국 '과반의석 확보'란 목표는 사실상 달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 주장은 새정치연합 등 야당으로부터 '엄살전략'이란 핀잔을 듣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엄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 시작했다.

13일 안철수 공동대표가 "냉정하게 보면 (새정치연합이)원래 갖고 있던 5곳 현상유지만 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말한 데 이어 김한길 공동대표도 이날 어려운 선거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7·30 재보궐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상당히 어려운 선거"라며 "이번 재보선에서 15곳의 국회의원 선거구 중 9곳이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차지했던 곳이다. 우리당의 이겼던 곳은 5곳 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한 여름 휴가철에 치러지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7.30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13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문시장에서 아기를 안고 장을 보러나온 유권자와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당 지도부가 재보선 결과 확정 후 후폭풍을 고려해 목표치를 낮추는 데 주력하자 당내에선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동작을 기동민 후보 총괄상임선거대책본부장인 새정치연합 우원식 최고위원은 안 공동대표의 5석 발언에 "그건 대표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내놓은 후보들이 다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같은당 설훈 의원도 "선거의 전술상 '우리가 어려운 처지니까 우리 지지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주십시오'란 측면에서 5석 운운하고 나올 순 있지만 선거에 임하는 입장에서는 15석 먹어야 한다"며 "최소한 7석은 돼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박지원 의원도 전날 트위터에서 "안철수 대표가 15석 중 우리가 갖고 있던 5석만 이겨도 이긴 것이라 밝힌 것은 여당처럼 엄살을 피운 것"이라며 "지나친 엄살은 일선의 사기문제다. 안 대표도 우리도 전승을 위해 지금은 뛸 때"라고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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